[바이든 승리] 중국 전문가 "취임식 전까지 미중 관계 악화"

입력 2020-11-08 08:47
수정 2020-11-08 09:00
[바이든 승리] 중국 전문가 "취임식 전까지 미중 관계 악화"

"트럼프, 선거 패배 중국 탓으로 돌리며 중국과 대립 계속" 우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미국 내 혼란이 이어지면 차기 대통령 취임식까지 미중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 미 대선의 혼란이 걷히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중국을 더 때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의 우신보(吳心伯) 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외교·경제에서 중국과 대립을 계속할 것이라고 봤다.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을 비판하고 대만을 지원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비난해왔으며 코로나19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중미 관계를 방해할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내에서 이 같은 우려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나왔다.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 전략'이 중미 관계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으며 그가 재선에 실패하면 양국 간 긴장은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8월 미국 카터 센터의 중국프로그램 연구원인 류야웨이는 미 대선일인 11월 3일부터 차기 대통령 취임식인 내년 1월 20일까지의 기간이 중미 관계가 "가장 불안정한 시기"로 접어들 수 있다면서 양국이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에서 상호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관리들도 중국군이 올해 대만 인근에서 수천 회 작전을 했으며, 대선 결과가 확정되면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몇 주간 미국은 대만에 공격용 무인기(드론) MQ-9 '시가디언' 4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11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개량형인 슬램이알(SLAM-ER) 135기, 전투기용 외부 센서 3기, '하푼 해안 방어 시스템'(HCDS·Harpoon Coastal Defense Systems) 100대 판매를 잇달아 승인하며 중국을 자극했다.

팡중잉(龐中英) 중국해양대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법원으로 가져가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중국이 조 바이든 팀과 교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경우 미국인들은 중국이 바이든 편에 섰다고 생각할 것이며 이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말했다.

스인홍(時殷弘)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차기 미 행정부가 권한을 잡기 전까지 중국의 대미 정책에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또 바이든 후보가 당선돼도 민주당 내 대중국 매파들을 끌어안아야 하기 때문에 미국의 중국 정책이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펑(朱鋒) 난징대학 교수는 중국은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며 "트럼프가 극단적인 조처를 할 기회를 줘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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