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경제축 밀라노·토리노에 엄습한 '봉쇄의 악몽'
6일부터 이동 제한·비필수 업소 폐쇄 등 고강도 조처 시행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에 직면한 이탈리아에서 6일(현지시간) 새로운 제한 조처 시행에 들어갔다.
가장 큰 특징은 전국 20개 주(州)를 바이러스 위험 수준에 따라 적색-오렌지(주황)색-황색존으로 나눠 그에 맞은 수위의 방역 대책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전국에 일괄적으로 똑같은 조처를 도입해온 것과 차별화된다.
고위험지역, 이른바 '레드존'으로 분류된 북부 롬바르디아·피에몬테·발다오스타, 남부 칼라브리아 등 4개 주에는 지난 봄 1차 유행 당시의 봉쇄를 연상시키는 강도 높은 조처가 시행된다.
금융 중심도시인 밀라노(롬바르디아)와 피아트 생산공장이 있는 산업도시 토리노(피에몬테)도 그 대상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건강·업무상 등의 필요가 없는 한 외출이 엄격히 제한되고 식료품·약국·미용실 등과 같은 필수 업소 외에는 영업이 금지된다.
음식점·술집 등은 포장·배달 서비스만 가능하며, 중학교 2학년 이상은 원격 수업으로 전환된다.
다만, 1차 유행 때의 봉쇄와는 달리 생산활동은 가능하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를 '소프트 봉쇄'로 칭한다.
새 조처가 시행된 첫날 밀라노와 토리노 등 주요 도시의 거리에는 이동하는 사람 수가 평소보다 많이 줄긴 했으나 지난 번 봉쇄 때보다는 덜 황량한 분위기라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오렌지·황색존인 나머지 주에는 ▲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 ▲ 고등학교 이상 원격 수업 ▲ 토·일요일 쇼핑센터 폐쇄 등의 조처가 적용된다.
지난달 말부터 전국적으로 시행 중인 헬스클럽·수영장·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의 폐쇄 조처는 그대로 유지된다.
여기에 더해 이날부로 전국 단위로 버스·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 수용률이 정원의 50%까지만 허용되고 박물관은 전부 폐쇄됐다.
이번 조처는 내달 3일까지 유효하다. 당국은 주간 단위로 모든 지역의 바이러스 확산 상황을 모니터링한 뒤 이달 말께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레드존으로 지정된 지역은 당국에 정확한 등급 분류 기준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해 당분간 그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 산업의 중심축인 롬바르디아와 피에몬테에 강도 높은 제한 조처가 도입됨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침체에 허덕이는 국가 경제에 더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5일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만4천505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일일 사망자 수도 445명으로 지난 4월 말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누적으로는 각각 82만4천879명, 4만192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들어 확진자 수가 하루에 2∼3만 명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이르면 다음 주 중 누적 100만 명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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