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팝스타 와인, 야당 대선후보 등록 직후 구타당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우간다의 팝스타 출신 정치인인 보비 와인이 3일(현지시간) 야당 대선후보로 등록 직후 경찰에 구금된 채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현재 야당 의원 겸 대표인 와인은 35년간 집권하고 있는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과 내년 2월 대선에서 겨루기 위해 후보 등록을 마친 지 몇 분 만에 이런 일을 당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선거 관리들에게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하고 나온 그를 차에서 끌어내려 경찰 밴에 밀어 넣은 뒤 3시간 가까이 가둬 놓고 가혹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와인은 AFP와 전화통화에서 "그들은(경찰) 최루 가스를 뿌리고 뜨거운 금속을 내 손에 올려놓았다. (구타로) 여기저기 흉터가 생기고 온몸이 욱신거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와인이 대통령 후보 지명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금지된 집회를 하려고 해 구금했다면서 "경찰차에 이송하는 과정에서 (경호원들과) 몸싸움이 뒤따랐지만 그를 결국 무사히 집으로 데려다줬다"고 주장했다.
다른 야당 대선 후보인 패트릭 오보이 아무리아트도 후보 등록 과정에서 비슷한 봉변을 당했다.
당사로 가던 그를 경찰이 역시 밴으로 낚아채 그는 나중에 신발도 없이 양말로 걸어 옷차림도 헝클어진 채 등록서류를 선관위에 내야 했다.
아무리아트는 AFP에 "역겹고 실망스럽지만 이런 일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권력에 집착하는 정권에서 충분히 예상된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두 후보의 지지자들을 해산하고 거주지와 당사 등을 보안군이 에워싸고 통제했다.
38세인 와인 후보는 그러나 굴하지 않고 자신이 '장기 독재자'와 싸움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76세인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6년 반군 수장으로 집권한 뒤 헌법을 두 번이나 고쳐가면서 이번에 6번째 임기에 도전한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