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에 병원도 압박…독일에 SOS

입력 2020-11-04 19:47
프랑스,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에 병원도 압박…독일에 SOS

파리 오뗄디유병원 응급실 폐쇄하고 중환자실로 사용 예정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병원에 가해지는 압박도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30초에 한 명꼴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다는 수도 파리에서는 도심 복판의 병원 응급실을 당분간 중환자실로 사용하기로 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독일로 일부 환자를 이송하겠다는 결정도 내려졌다.

파리 소재 병원 연합체인 AP-HP는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오뗄 디유 병원의 응급실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코로나19 환자를 받을 중환자실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북부 오드프랑스 광역주(레지옹)는 중환자실이 조만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열흘 안에 일부 코로나19 환자를 독일 병원으로 옮겨 치료하기로 했다고 이 지역 병원 연합체(FHF)가 발표했다.

프랑스는 지난 4월에도 물밀듯이 쏟아지는 코로나19 환자를 감당하지 못해 독일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스위스 등의 병원에 손을 내밀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기준 150만2천763명으로 세계 5위, 누적 사망자는 3만8천289명으로 세계 7위에 이름을 각각 올렸다.

이날까지 중환자실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자는 3천878명이다. 프랑스 전역의 중환자실 가용 병상이 5천800여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료진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수치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다시 프랑스를 봉쇄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대국민 담화에서 중환자실 병상을 1만 개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하루 사이 5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날도 있다 보니 코로나19 입원환자뿐만 아니라 사망자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프랑스 보건부가 이날 보고한 신규 코로나19 사망자는 854명으로 지난 4월 중순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병원에서 숨진 426명과 지난달 31일부터 나흘 동안 노인요양시설에서 숨진 428명을 합친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봄 내려진 봉쇄령이 풀린 이후 코로나19 신규 사망 규모를 두 자릿수대로 유지해왔으나 10월부터 다시 세 자릿수대를 기록하고 있다.

무방비 상태로 코로나19에 노출됐던 지난 4월에는 하루에 1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날들이 비일비재했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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