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로 돌아가나…이탈리아 경제축 밀라노·토리노 사실상 재봉쇄(종합2보)
당국, 6일부로 추가 방역 대책 시행…음식점·주점 폐쇄, 주민 이동 제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에 직면한 이탈리아 정부가 금융·산업의 심장부인 밀라노와 토리노 지역에 대해 봉쇄에 준하는 강도 높은 제한 조처를 시행한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4일 밤(현지시간) 집무실이 있는 로마 키지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일부터 시행되는 코로나19 관련 추가 방역 대책을 발표했다.
당국은 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 수를 나타내는 감염 재생산지수와 병상 점유율 등의 기준에 따라 전국 20개 주를 적색-오렌지색-황색 등급으로 나눠 등급별 방역 조처를 도입하기로 했다.
위험도가 가장 높은 적색 등급인 이른바 '레드존'으로 지정된 지역은 롬바르디아와 피에몬테·칼라브리아·발레다오스타 등 4개 주다.
여기에는 이탈리아 금융 중심지인 밀라노와 피아트 자동차 생산공장 등이 있는 산업도시 토리노도 포함돼 있다.
레드존 지역에는 지난 1차 유행 때의 고강도 봉쇄에 버금가는 강력한 제한 조처가 적용된다.
식료품점·약국·미용실·세탁소 등을 제외한 비필수 상점과 음식점·술집은 모두 폐쇄되고 건강상 필요·업무 등의 사유를 제외하고는 거주지 밖으로의 외출도 엄격히 제한된다.
중학교 2∼3학년과 고등학교·대학교 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되는 동시에 프로 스포츠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아마추어 경기 역시 중단된다.
다만 지난 봉쇄와는 달리 생산활동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풀리아·시칠리아 등 남부 2개 주가 대상인 오렌지 등급에는 음식점·술집이 폐쇄되고 거주하는 도시나 마을 밖으로의 주민 이동을 금하는 다소 느슨한 형태의 이동 제한이 적용된다.
수도 로마를 낀 라치오 등 나머지 14개 주는 가장 낮은 단계인 황색 등급으로 분류됐다.
오렌지·황색 등급 지역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조처는 ▲ 건강·업무상 필요가 아닌 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 사이 통행금지 ▲ 고등학교·대학교 원격 수업 전환 ▲ 토·일요일 쇼핑센터 폐쇄 등이다.
지난달 말부터 시행 중인 헬스클럽·수영장·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의 폐쇄 조처는 그대로 유지된다.
황색 등급 지역의 경우 음식점·주점이 문을 닫지는 않지만 오후 6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는 것은 지금과 같다.
당국은 이와 더불어 전국적으로 버스·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 수용률을 정원의 50%까지만 허용하고 박물관은 전부 폐쇄하기로 했다.
모든 음식점·주점은 밤 10시까지 테이크아웃 영업이 가능하며, 배달은 제한 없이 허용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애초 이러한 추가 방역 대책을 5일부터 시행하기로 했으나 현장에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시행 시점을 하루 미뤘다.
이번 조처는 일단 내달 3일까지 유효하다.
콘테 총리는 "전국 병원의 중환자실 대응력이 몇 주 내에 완전히 고갈될 수 있어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했다"면서 이번 추가 대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현지에서는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롬바르디아·피에몬테 지역이 레드존으로 묶이면서 경제 회복에도 차질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만550명, 사망자는 352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달 31일 이래 나흘 만에 다시 3만명 선을 넘었다.
하루 검사 건수는 21만1천831건이며,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수를 나타내는 확진율은 14.42%로 나타났다.
중증 환자 수도 2천292명으로 지난 4월 23일(2천267명) 이후 가장 많다.
누적 확진자 수는 79만377명, 사망자 수는 3만9천76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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