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열 감지기 믿어도 되나…미 업계 "감독 강화해야"

입력 2020-11-04 11:34
늘어난 열 감지기 믿어도 되나…미 업계 "감독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대응책으로 보급이 크게 늘어난 적외선 원격 열 감지기의 성능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미국 내 적외선 기술 업체 및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이후 갑자기 보급이 늘어난 열 감지기의 상당수는 정확한 체온 측정을 할 수 없다며 당국에 감독 강화를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수백개 관련 기업을 회원사로 둔 보안산업협회(SIA)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서한을 보내 FDA 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장비에 대한 조치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협회의 간부는 "최근에 보급된 몇몇 제품은 공공의 안전 확보 차원에서 부정확하다는 사실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열 감지기 수요가 급증하자 많은 신생 업체가 이 시장에 진출했으며 일부 업체는 중국산 저가 카메라 등 부품을 사용한 열 감지기 시스템을 급조해 내다 판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FDA가 열 감지기의 수요 급증으로 제품 부족 사태가 우려되자 지난 4월 규정을 완화한 점도 영향을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2만달러짜리 고가 제품을 생산하는 ICI의 최고경영자(CEO) 개리 스트레핸은 "프린터와 복사기를 팔던 업자들까지 이 시장으로 전업했다"며 "기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경쟁사 제품들로 시장이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심지어 지난 6월 앨라배마주의 볼드윈 카운티 교육 당국이 48개 학교 설치용으로 구입한 제품은 지난해 연방정부가 보안 이유로 금지한 중국 기업 브랜드였다고 전했다.

특히 이 제품은 한 번에 30명의 체온을 측정할 수 있다고 시연까지 했지만, FDA 지침은 체온 측정의 정확성을 위해 한 번에 한 명씩만 측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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