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현장 테러 취재한 공영방송 기자 체포
지난해 위안랑 백색테러 조명한 프로그램 제작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지난해 홍콩 시위 현장에서 발생한 '백색테러'를 취재하던 공영방송 기자가 3일 체포됐다.
홍콩 공영방송 RTHK는 자사 프리랜서 기자 바오 초이가 취재과정에서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혐의로 이날 오후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초이는 지난해 7월 21일 밤 발생한 위안랑 백색테러를 파헤친 시사프로그램 '홍콩 커넥션'의 제작에 참여했다.
위안랑 백색테러는 위안랑 전철역에 100여 명의 흰옷을 입은 남성들이 쇠몽둥이와 각목 등으로 시위 참여자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 최소 45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다.
당시 홍콩 경찰은 시민들의 신고에도 불구하고 늦게 출동해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올해 7월 13일 방송된 '홍콩 커넥션'은 사복경찰이 당시 위안랑 백색테러가 발생하기 전부터 현장에 배치돼 있었지만 테러 사태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당시 경찰은 시민들이 공격을 당한 지 39분 후에야 위안랑 전철역에 출동했다.
RTHK는 초이가 당시 사건을 취재하면서 현장 근처 상점 등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활용해 흰옷을 입은 사람들의 신원과 이들을 태우고 떠난 차량의 소유주를 탐문하는 과정에서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초이가 정부기관 홈페이지에서 차량 소유주를 검색하면서 허위진술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허위진술을 한 혐의는 5천홍콩달러(약 74만원)의 벌금과 6개월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올해 8월 위안랑 백색테러에 대해 '쌍방 폭행'이라고 발표하면서 테러를 당한 이들 중 일부를 폭동 혐의로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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