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속 '마이웨이'…중국 내수 강화·우군 확보 총력전

입력 2020-11-02 09:44
수정 2020-11-02 15:02
미국 대선 속 '마이웨이'…중국 내수 강화·우군 확보 총력전

지난주 5중 전회 이어 4일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 개최

시진핑 대규모 수입 천명할듯… '11·11 쇼핑 축제' 띄우기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시기에 중국이 미국을 겨냥한 내수 강화와 우군 확보에 총력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지난달 열렸던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 회의(19기 5중 전회)와 4일 개막하는 제3회 상하이(上海)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가 대표적이다.

이들 행사가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지만 미중 패권 대결 과정에서 내수 확대를 통한 경제 자립과 아프리카 등 다른 나라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중요한 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행사가 미국 대선을 전후로 준비됐다는 점은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되든지 중국만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하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든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은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중요한 행사인 5중 전회와 수입박람회가 미 대선 국면에 강행하는 것은 중국의 힘을 보여주면서 미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중국만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중국 지도부의 의지는 이미 5중 전회 공보를 통해 드러났다.

지난달 26~29일 열렸던 5중 전회에서는 내수 강화와 기술 강국을 향후 5년간 전략으로 채택하면서 '미국을 넘어서자'는 전략을 공론화했다.

이는 바깥이 아닌 내부에서 생존과 발전 동력을 일으킨다는 것으로, 미국의 전방위 공세에 시달리는 상황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14억 인구의 거대 시장이 있는 중국은 내수 시장의 힘을 한층 키우면서 미국에 맞서 기술 자립을 통해 산업 자주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실현을 위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중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는 사실상 GDP 규모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된다는 점도 숨기지 않은 셈이다.

이처럼 5중 전회가 중국 내부 상황에 집중했다면 4일 개막하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경제력을 동원해 우군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수입박람회에서는 80조원이 넘는 제품과 서비스 상품에 대한 잠정 계약이 체결되며 막대한 '차이나 머니'를 과시한 바 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세계 유행으로 각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화상 연설을 통해 대규모 수입 천명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 소식통은 "중국국제수입박람회는 미국의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명분 속에 대규모 물품 수입으로 개도국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고 만든 행사"라면서 "미 대선 직후에 개최한다는 것은 결국 다른 나라들에게 미국이 아닌 중국 편에 서라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이 연중 최대 쇼핑 이벤트인 '11·11(쌍십일) 쇼핑 축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베이징시가 950여만 장의 소비 쿠폰을 11월에 뿌리는 것 또한 내수 강화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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