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미 대선 카운트다운…바이든 전국 앞서지만 경합주서 판가름
트럼프 '어게인 2016' 역전승 기대…마지막날도 5개 유세전 강행군
바이든은 '러스트벨트' 굳히기…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서 피날레
사전투표 역대 최고기록…개표지연·소송전 등 '포스트 대선' 혼란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대선이 2일(현지시간)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수 끝에 후보직을 거머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간 양보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이 긴장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다.
두 후보는 미국 국내 현안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정책, 특히 한반도 문제를 놓고도 시각차가 현격해 대권 향배는 전 세계는 물론 남북을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상 열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막판 세몰이를 통해 4년 전 역전승의 기적을 다시 한번 노리지만 상대적 우위인 바이든 후보는 '굳히기' 전략에 들어간 양상이다.
여론조사 지표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 쪽에 좀더 기운 듯하다.
선거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달 23~31일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선거 D-2인 1일 기준 전국 단위 51.1%로 트럼프 대통령(43.9%)을 7.2%포인트 앞선다.
이는 2016년에 비해 민주당 후보에게 더 안정적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차를 좁히긴 하나 4년 전과 같은 맹렬한 추격세를 보이진 않기 때문이다.
4년 전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전국 단위 지지율 리드 폭은 선거 21일 전 7.1%포인트까지 커졌지만 선거 이틀 전에는 불과 2.2%포인트로 줄었다.
올해엔 바이든 후보의 우위가 선거 21일 전 10.0%포인트에서 D-2 기준 7.2%포인트로 좁혀졌지만 4년 전과 같은 급격한 변동은 아니다.
하지만 대선 승부처로 꼽히는 6개 경합주는 여전히 오차범위 싸움이 많아 승패를 예단하긴 쉽지 않다.
RCP에 따르면 6개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의 리드 폭은 D-2 기준 3.2%포인트로 전국 단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주별로 북부 '러스트벨트' 3개 주인 미시간(6.2%포인트), 위스콘신(6.0%포인트), 펜실베이니아(4.0%포인트)는 경합주 평균 이상의 격차로 앞선다.
반면 '선벨트'로 불리는 남부 3개 주의 경우 플로리다 0.7%포인트, 애리조나 1.0%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 2.3%포인트 등 바이든 후보가 오차범위 우위 속에 승패를 알기 힘든 그야말로 접전 양상이다.
다만 2016년 대선 때 클린턴 후보의 이들 6개주 리드 폭이 D-2 기준 불과 1.3%포인트였음을 감안하면 바이든 후보가 경합주에서도 4년 전보단 상대적으로 나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대선일 기준 RCP 지표로 6개 경합주에서 힐러리 후보에게 1.1%포인트 밀렸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평균 1.7%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게인 2016'을 노리고 경합주에 집중한 유세에 전력투구하며 득표율 제고를 위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4곳, 1일 5곳에 이어 2일도 5곳의 유세에 나서는 등 선거일 직전 3일간 무려 14곳을 방문하는 광폭 행보 그 자체다. 대선일 전날 마지막 유세는 2016년과 마찬가지로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로 잡았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북부 경합주인 '러스트벨트' 3개 주, 특히 펜실베이니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선거전 마지막 이틀인 1~2일 일정을 펜실베이니아로 잡으며 경합주에서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이는 러스트벨트 3개 주만 이겨도 승리가 가능하고, 특히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펜실베이니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후보의 피날레 유세는 신격전지로 떠오른 오하이오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 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대선 후가 문제라는 우려도 상당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우편투표 급증은 개표 지연, 소송전 등 '포스트 대선 정국'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편투표는 현장투표보다 개표에 시간이 걸리는 탓에 올해는 과거처럼 대선 당일 밤이나 이튿날 새벽에 결과가 나오지 못할 수 있다.
더군다나 근소한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될 경우 소송전으로 이어지며 미국 사회가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소요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부정선거, 사기투표의 온상이라며 대선 패배 시 결과를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이런 가운데 우편투표와 현장투표를 포함한 사전투표는 지난달 31일 9천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 기록을 이미 깼다. 현 추세라면 1908년(65.4%) 이래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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