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테러용의자, 범행 전 가족과 연락 "성당앞에서 노숙하겠다"

입력 2020-10-31 01:29
니스 테러용의자, 범행 전 가족과 연락 "성당앞에서 노숙하겠다"

어머니·형제 인터뷰…"프랑스어 할 줄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어"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서 끔찍한 흉기 테러를 저지른 용의자가 범행 전날 튀니지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프랑스 도착 소식을 알렸다고 그의 형제가 밝혔다.

튀니지 국적의 브라임 아우이사우이(21)의 형제와 어머니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APTN이 전했다.

용의자의 어머니는 연신 눈물을 흘리며 "아들이 어제(29일) 8시에 전화를 걸어서 프랑스에 들어왔다고 하기에 프랑스어를 할 줄도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으면서 그곳에 왜 혼자 갔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그의 형제는 아우이사우이가 영상으로 촬영해서 보내준 성당 계단이 전날 테러가 발생한 성당 계단과 똑같다며 "그가 너무 늦게 도착했고 아는 사람이 없어서 계단 밑에서 아침까지 자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용의자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는지 묻자 그의 형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프랑스에) 도착했다고만 했다"며 "아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고 그들과 함께 지내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아우이사우이를 알고 지낸 한 이웃은 그가 주유소 직원, 정비공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 어느 정도 돈을 모으더니 떠나버렸다며 그가 급진주의에 빠지는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나온 수사결과와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9월 14일 작은 보트를 타고 북아프리카 튀니지를 떠난 아우이사우이는 9월 20일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도착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이탈리아 보건당국이 제공한 격리선에서 9월 23일부터 14일간 격리 생활을 했고, 10월 8일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주 주도인 바리로 이동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출입당국이 그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자 다음날인 10월 9일 어디론가로 떠났으며 그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 당국의 초기 수사 결과 아우이사우이는 범행 당일 오전 6시 47분 니스역에 모습을 드러내 1시간 30분가량 머물다 겉옷을 뒤집어 입고 신발을 갈아신은 뒤 성당을 향했다.

오전 8시 30분께 성당에 도착한 그는 30분 동안 미리 준비해온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고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아직 중태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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