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니스 테러 전 '프랑스 성당 공격하라' 선동"
WSJ "내무부가 프랑스 경찰에 통보해 경계 촉구"
테러 연계성 주목…극단주의에 종교갈등은 세력 확장 소재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이 최근 프랑스 내 기독교 교회를 공격하라고 선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과 이슬람권 국가들의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니스 성당에서 발생한 참수 테러의 배후와 연계됐을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알카에다의 이상 동향을 지난 주말에 입수하고 전국 경찰에 공문을 보내 경계하도록 했다.
내무부가 경찰에 보낸 공문에는 프랑스 내에서 개개인이 각자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수행하라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의 지령이 담겼다.
알카에다는 성당을 비롯한 기독교 교회를 표적으로 삼으라면서 차량으로 군중에 돌진하거나 칼을 사용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선동은 이날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참수 테러 때문에 주목된다.
튀니지에서 유럽으로 건너온 브라임 아우이사우이(21)는 이날 오전 성당에 들어가 칼을 휘둘러 3명을 살해했다.
프랑스 대테러 검찰은 아우이사우이가 코란을 지녔다는 점,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아랍어를 범행 후 계속 외쳤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극단주의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등 극단주의 테러단체와의 연계성을 수사하고 있다.
니스 테러의 배후를 주장한 단체는 나오지 않았다.
최근 서방 국가에서 발생한 테러는 본부의 지령을 받은 조직원이 직접 자행한 경우도 있었으나 극단주의에 심취한 추종자가 개별적으로 저지른 자생테러가 많았다.
특히 전문가들은 시리아, 이라크 등지에서 거점을 잃고 패퇴한 IS가 점조직 형태로 변화하고, 나아가 극단주의에 경도한 '외로운 늑대'들에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테러를 선동하는 데 더 큰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왔다.
프랑스 내무부는 알카에다의 이 같은 선동이 이슬람에 대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통합정책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설명하며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을 수업에서 소개한 교사를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참수하는 사건이 이달 초 불거지자 문화나 종교 율법이 공화국의 법률보다 우위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가 급진적이라고 판정한 이슬람 단체들을 더 쉽게 폐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방침에 이슬람권이 집단으로 불만을 품으면서 최근 갈등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일부 이슬람권 지도자들은 프랑스가 이슬람 자체를 모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동과 아시아 이슬람권에서는 프랑스를 규탄하는 시위뿐만 아니라 프랑스 상품 불매운동까지 번지고 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들은 종교갈등을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는 데 적극적으로 악용해왔다.
과거 IS도 사회불만을 기독교와 이슬람의 갈등으로 변질시켜 극단주의 추종자들을 확보하려고 기독교 신자나 시설에 대한 테러를 계획적으로 선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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