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10년 적자' 국영 SAA항공에 또 7천억원 구제금융

입력 2020-10-30 01:25
남아공 '10년 적자' 국영 SAA항공에 또 7천억원 구제금융

"내년 상반기 운항 재개 목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10년 만성적자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영 남아프리카항공(SAA)에 또 7천억원이 넘는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정부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기예산안에서 국유기업 SAA에 105억 랜드(약 7천260억원)를 신규 지원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다음날 운항 재개 목표를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SAA는 지난해 12월부터 파산 보호 신청 가운데 있으며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국가 봉쇄령 이후 남아공 국민 송환기와 화물기만 운용해왔다.

SAA는 근 10년 동안 흑자 한번 내지 못한 채 국가 재정지원으로 버텨왔다.

10월 1일부터 봉쇄 조처가 완화돼 국제선 운항이 제한적으로 재개됐지만 SAA 법정관리인들은 정부가 구조조정 재원을 찾는 동안 모든 영업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남아공 재무부 당국자는 정부의 과반 지분을 포기해서라도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며, 이를 통해 최대 5개의 민간 전략 투자자들을 유인할 계획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 전했다.

민간 투자 유치 방안은 이전에도 되풀이해서 나온 것이지만 결국 이번에도 우선 국고로 회생 지원을 하게 됐다.

지금까지 공식 지원의사를 밝힌 잠재 투자자는 아프리카 최대항공사인 에티오피아항공그룹이다.

에티오피아항공은 현금을 제공하기보다 운영 역할에만 관심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AA를 담당하는 프라빈 고드한 공기업부 장관은 29일 성명에서 정부 구제안을 환영하면서 다음 단계는 임시 이사회 등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발표된 SAA 구제안에 따르면 현금 지원은 직원을 80% 정도 줄여 1천명까지 감축하는 방안 등에 쓰이게 된다.

SAA 재정 지원은 교육·경찰·보건부 등의 지출을 줄여서 충당하게 된다.

SAA 구제금융과 관련, 특히 현재 코로나19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산적한 다른 긴급사안보다 우선해서 지원해야 하는지가 야당을 중심으로 논란이 돼 왔다.

남아공 정부는 향후 이익이 많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항공시장 등을 고려해서라도 86년 역사의 국적 항공사를 그냥 청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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