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옛 소련시절 대한 채무 헬기로 상환하는 방안 논의중"
러시아 측, 양국 경제공동위 뒤 밝혀…경협차관 현물 상환 방안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 시절 러시아가 한국에 진 채무 일부를 헬기로 상환하는 문제를 한-러 양국이 논의 중이라고 타스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련 논의는 앞서 이날 화상 형식으로 열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리 트루트녜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관구 전권대표 간 회의에서도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와 트루트녜프 부총리는 이날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 수석대표 간 회의를 열었다.
러시아 극동연방관구 전권대표 공보실은 이날 회의 뒤 "대한 채무 상환 차원에서 러시아 헬기를 한국으로 공급하는 문제가 논의됐다"면서 "(러시아)산업통상부 차관 알렉산드르 모로조프는 러시아 기업 '러시아 헬기'가 한국 헬기 주문사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 국토교통부는 러시아산 밀(Mi)-171A2 헬기의 자국 내 사용을 인가했으며, 다른 러시아산 헬기인 카모프(Ka)-32와 Mi 8/17 헬기가 한국에서 이미 운용되고 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한국은 지난 1990년대 한-소 수교 과정에서 한국이 러시아에 제공한 경협차관(14억7천만 달러) 일부를 현물로 돌려받기로 하고 러시아산 무기와 헬기 등을 도입한 바 있다. 러시아 헬기는 현재 해경과 산림청 등에서 수십여 대가 운용 중이다.
이날 러시아 측 발표는 한-러 양국이 차관 현물 상환 차원에서 러시아산 헬기를 추가로 공급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재무부는 2017년 기준 러시아의 대한 채무가 5억9천430만 달러 남아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채무는 양자 협정에 따라 2025년까지 상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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