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미원조전쟁 영화' 정부 동원 관람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신냉전 속에서 중국이 '항미원조(抗美援朝. 한국전쟁의 중국식 표현) 전쟁'을 대대적으로 부각하면서 내부 결속을 노리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최근 개봉한 영화 '금강천'(金剛川) 단체 관람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28일 일부 중국 정부 기관들이 항미원조 전쟁을 다룬 영화 '금강천' 단체 관람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간쑤성 문화여행청은 지난 23일 인터넷을 통해 소속 당원들과 간부들이 극장에 가 단체로 '금강천' 영화를 봤다고 공개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 인터넷에서는 소속 기관 차원의 활동으로 '금강천' 단체 관람을 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영화 업계도 관 주도의 단체 관람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광둥성 중산(中山)시의 진이리신환추(金逸利信環球) 영화관은 인터넷에 "각 기관이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단체 관람을 해 영웅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단체 고객 유치 광고 글을 올렸다.
지난 23일 개봉한 '금강천'은 1953년 7월 금강산의 금강천에서 벌어진 전투를 그린 영화로 제작비 4억위안(약 680억원)이 투입됐다.
애국주의 항일 전쟁영화 '팔백'(八佰)의 관후(管虎)와 SF영화 '유랑지구'의 궈판(郭帆) 등 흥행 감독들이 공동 연출했다. 특수부대 전랑(戰狼) 시리즈로 유명한 우징(吳京) 등 배우가 출연했다.
개봉 이후 27일까지 닷새 만에 박스 오피스는 4억3천만 위안(약 723억원)에 달했다.
중국 당국은 '금강천' 흥행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지만 정작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그다지 뜨겁지 않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27일 밤을 기준으로 중국의 유명 평점 사이트 더우반(豆瓣)에서 '금강천'의 평점은 6.5점이었는데 이는 다른 개봉작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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