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 생각하는 장기 유망 금융투자처는 '주식'

입력 2020-10-28 11:50
부자들이 생각하는 장기 유망 금융투자처는 '주식'

10명 중 3명 "손자손녀에게 재산 물려주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한국의 부자들이 생각하는 장기적으로 가장 유망한 금융투자처는 '주식'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이 자산을 물려줄 대상은 10년 전에는 '자녀'가 압도적이었으나, 올해는 '손자녀'와 '배우자'를 고른 경우가 크게 늘었다.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는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개인을 '부자'로 규정하고 이들 400명을 설문한 결과를 토대로 한 '2020 한국 부자보고서'를 28일 발표했다.



◇ 장기 유망 금융투자처 '주식-저축성보험-펀드-채권' 순…해외자산 투자에는 '시큰둥'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은 장기적인 유망 금융 투자처로 주식(61.6%), 연금·변액 등 투자/저축성 보험(28.0%), ELS·DLS 등 펀드(26.8%), 채권(14.4%)을 순서대로 꼽았다.

부자들의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 의향은 적은 편이었다. 부자 중 43.3%가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 의향이 '없다'고 응답해 '보통'(24.3%), '있다'(32.5%)보다 비중이 높았다.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하다'(44.4%), '투자 손실 위험이 크다'(44.1%) 등의 이유를 들었다.

한국 부자들은 부를 늘리기 위한 성장 동력으로 첫째 '연간 저축여력', 둘째 '종잣돈'을 꼽았다.

'연간저축여력'은 부자가구의 연소득에서 생활비와 세금, 3대 보험료(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를 제외한 금액이다. 부자가구의 연간저축여력은 평균 7천300만원으로 월 600만원 이상이었다.

총자산 50억원 미만 부자가구의 연간 저축여력은 4천870만원인 데 비해 총자산 50억원 이상 부자가구는 1억490만원으로 2.2배가량 높았다.

'종자돈'의 경우 부자들이 생각하는 최소 규모는 '5억원'이었다. 부자들 중 73.1%가 종자돈 규모에 대해 '5억원 이상은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 외 부자들의 자산형성 성장 동력은 '부채의 활용'과 '저축여력 대비 투자자산분배 전략'이었다.

부자들은 투자자산 획득, 사업 영위에 평균적으로 총자산의 11.4% 정도의 부채를 활용하고 있었다. 부채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이들은 총자산 50억원~100억원미만 부자들로 총자산대비 14.2%의 부채를 활용했다. '100억원이상' 부자는 13.9%, 총자산 '50억원미만' 부자는 9.4%가 부채를 활용했다.

'저축여력대비 투자자산분배 전략'과 관련해서는, 총자산규모가 커질수록 부동산투자자산의 투자 비율이 더 높아지는 모습이었다.

금융자산 30억원미만 부자의 경우 부동산투자자산이 금융투자자산에 비해 낮았으나, 30억원~50억원미만 부자와 50억원이상 부자는 부동산투자자산이 금융투자자산에 비해 높았다.

◇ 부자들 투자성향 적극적으로 변화…전문가보다 내 판단에 의한 투자 늘어

부자의 투자 성향은 전반적으로 '안정지향형'이 가장 많은 가운데 10년 전에 비해 '안정지향형'이 감소하고 '적극지향형'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1년과 비교해 '안정지향형'이 20.2%포인트 감소한 반면 '적극지향형'은 13.5%포인트 증가했다.

보고서는 "저금리 시대로 진입하며 금융자산을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적극지향형' 투자 성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총자산이 많을수록 안정지향형이 감소하고 적극지향형이 증가해 자산이 많을수록 더 크게 자산을 늘리려는 성향이 강했다.



부자들의 투자 가치관도 10년 전 '대면 중심'에서 현재는 인터넷이나 모바일의 '비대면 중심 거래'로 변했다.

금융을 거래하는 채널과 관련해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금융을 거래'하는 경우가 2011년 15.4%에서 올해 44.8%로 10년새 29.4%포인트나 증가했다. 반면 '금융사 직원과의 대면을 통한 금융거래'는 2011년 84.6%에서 올해 55.3%로 크게 줄었다.

투자 판단에 있어서 전문가 의견에 의존하기보다 자신의 판단에 의한 투자를 하려는 경향도 증가했다.

'나의 실력과 직감을 믿고 투자한다'는 답변은 2011년에는 44.4%였으나 2020년에는 54.3%로 증가했다.

부자들은 '자산의 일부는 상속이나 증여를 하고 일부 자산은 기부'하는 방법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증가(2011년 1.0%→2020년 6.8%)해 기부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부에 대한 생각은 총자산 50억원 이상 부자들에게서 증가폭이 커 2011년 대비 올해 7.7%포인트나 증가했다. 50억원 미만 부자들은 4.9%포인트 느는 데 그쳤다.

부자들이 자산을 물려줄 대상으로는 가족 중 '자녀' 중심으로만 생각했던 10년 전에 비해 올해는 '자녀' 외에 '배우자', '손자녀'를 고려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자녀'를 꼽은 경우는 2011년 98.7%에서 2020년 93.9%로 줄어든 반면, '손자녀'를 고른 경우가 2011년 9.2%에서 2020년 31.8%로 22.6%포인트나 늘었다. 배우자도 10년새 46.9%에서 58.3%로 늘었다.





yjkim8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