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전 국왕, 법정투쟁 끝 공주된 혼외딸 만나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알베르 2세 전 벨기에 국왕이 법정 투쟁 끝에 최근 공주 지위를 인정받은 그의 딸 델피네와 만났다.
27일(현지시간) 벨기에 일간지 '르 수아르' 등에 따르면 알베르 2세는 그의 부인인 파올라 전 왕비와 함께 지난 25일 브뤼셀 교외에 있는 이들의 거주지인 한 성에서 델피네와 만났다고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새로운 장이 열렸다"면서 이번 만남에서 "우리는 차분하게, 공감하며, 우리의 감정과 우리의 경험을 표현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혼란과 상처, 고통 뒤에 용서와 치유, 화해의 시간이 온다"면서 "이것은 우리가 함께 용감하게 가기로 결정한, 인내심을 요하고 때로는 어려운 길"이라고 덧붙였다.
조각가인 델피네는 필리프 현 국왕의 아버지인 알베르 2세의 혼외 자녀다.
델피네는 알베르 2세가 왕위에서 물러난 2013년 친자 확인 소송을 제기해 올해 초 그의 혼외 딸이라는 사실을 확인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항소법원 판결을 통해 벨기에 공주로 공식 인정받았다.
이후 델피네는 성(姓)을 '뵐'에서 아버지를 따라 '삭스-코부르'로 바꿨다.
델피네의 존재는 1990년대부터 알려졌으나 알베르 2세는 계속 딸의 주장을 부인하다가 지난 1월 법원의 명령에 따라 한 유전자 검사에서 델피네의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결국 인정했다.
델피네는 앞서 이달 초 필리프 국왕도 만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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