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통장' 안나오게 광고 규제…고난도 상품에 청약철회권

입력 2020-10-27 12:00
'네이버 통장' 안나오게 광고 규제…고난도 상품에 청약철회권

은행·증권이 펀드 팔면 상품설명서 직접 작성해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네이버 통장'처럼 연계·제휴 서비스업자 등의 명칭을 부각해 소비자를 오해하게 만드는 광고가 금지된다.

고난도 펀드 등 투자성 상품을 산 금융소비자에게 청약 철회권이 주어진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내년 3월 25일 시행된다.



◇ 적용대상 확대…신협·P2P업자·대부업 취급상품 포함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상품으로 은행 예금·대출, 보험, 금융투자상품, 신용카드 등을 규정했고 시행령에서 추가할 수 있도록 위임했다.

시행령에서는 신협,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P2P업자), 대부업자(금융위 등록 금전대부업자에 한정)가 취급하는 상품이 추가됐다.

신협 이외 상호금융(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우체국의 경우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보완할 계획이다.

◇ 소비자 보호 전담조직 설치 등 내부통제 강화

시행령은 원칙적으로 모든 업자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을 의무화했다.

기준에 포함해야 할 사항은 현행 '금융소비자 보호 모범규준'의 주요 내용을 준용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전담조직 설치, 금융상품 판매 전 소비자 영향평가 실시, 판매 후 수시 정보 제공·모니터링 등이 모범규준의 핵심 내용이다.

◇ 6대 판매규제…'네이버 통장' 광고 앞으로는 못한다

6대 판매 규제(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 의무·불공정 영업금지·부당권유금지·광고규제)의 세부 개선 사항이 마련됐다.

적합성·적정성 원칙의 경우 상품 판매 시 투자자 성향 파악 등 고객평가를 형식적으로 운영하지 않도록 '평가 기준'을 신설하고, 기준에 따라 '평가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의무가 들어갔다.

판매사의 설명 의무도 강화했다.

펀드 등을 '제조업자'(자산운용사)가 아닌 '직판업자'(은행·증권사 등)가 판매하는 경우에는 상품 설명서를 은행 등이 직접 작성해야 한다.

판매업자의 '상품 숙지 의무'에 따라 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의 권유 행위는 금지되고, 금융상품 권유 시 소비자에게 핵심 설명서를 줘야 한다.

은행 등은 고객에게 대출금을 신규 금융상품 계약으로 갚게 한 후 그 계약이 3년이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도 상환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전체 금융권의 개인 연대 보증은 전면 금지한다. 법인 연대보증은 대표자, 최대주주 등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대리·중개업자의 광고 규제 역시 강화한다.

대리·중개업자의 금융상품 광고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직판업자의 승인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한다.

다만 '네이버 통장' 광고 등에서 보듯 대리·중개업자나 연계·제휴 서비스업자 등을 부각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광고는 할 수 없다.

최근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통장상품을 내놨는데 '네이버 통장'이란 명칭 때문에 소비자들이 미래에셋대우가 발급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네이버가 직접 만든 상품으로 오해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 온라인 대출 모집인에 1사 전속 의무 미적용

대출성 상품을 취급하는 대리·중개업자 중 온라인 사업자에는 대출 모집인이 1개 금융회사에서만 일하도록 하는 1사 전속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1사 전속 의무는 대출 모집인이 수수료 수입을 늘리려고 소비자에 불리한 대출 상품을 추천하거나 불필요하게 자주 대출상품을 가입시키는 것을 방지하려고 도입됐다.

다만 온라인 대출 모집인에는 영업 보증금(5천만원) 예치, 이해상충 방지 알고리즘 탑재 등의 등록 요건이 추가된다.

오프라인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1사 전속 의무를 적용받는다. 은행이 저축은행에 대출을 중개하는 등 판매업자가 대리·중개하는 경우는 예외다.

1사 전속 원칙을 적용받지 않은 리스·할부금융 대리인, 대부중개업자에는 제도의 안착을 위해 2년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다.

과도한 중개 수수료 요구 방지, 보험 대리점 재위탁 시 보험사 승인 의무화 등의 장치도 마련됐다.

◇ 대출·보장성 상품에 청약 철회권…위법계약 해지권도

소비자보호법은 청약 철회권(예금성 상품 미도입)과 위법계약 해지권 도입을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에서는 적용 대상을 구체화했다.

청약 철회는 대출성·보장성 상품에 원칙적으로 모두 적용된다.

투자성 상품의 경우 비금전신탁계약, 고난도 펀드, 고난도 금전신탁계약, 고난도 투자일임계약이 청약 철회 대상이다.

대출성은 14일 이내, 보장성과 투자성은 각각 15일, 7일 이내에 청약 철회권을 행사해야 한다.

다만 계약 체결 후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해 원금 반환이 어렵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리스·증권 매매 등), 투자자가 청약 철회를 위한 숙려기간 없이 즉시 투자하려는 경우 등은 예외다.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되는 위법 계약 해지 요구는 계약일로부터 5년, 위 법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가능하다.

◇ 분쟁조정 위원 전문성 더 높인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위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법률 전문가, 전문의 등 위촉 전문가의 경력 요건을 15년 이상으로 규정했다.

금감원장이 위원을 위촉하는 경우 관련 전문가 단체로부터 위촉할 위원의 2배수 이상을 추천받는 절차를 신설했다.

금감원장의 합의 권고를 거치지 않고 의무적으로 위원회에 상정해야 하는 경우(조정가액, 이해관계자 규모, 선례 유무 등을 고려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사항)를 규정으로 명시했다.

조정위원회 위원(35명) 중 회의에 참석하는 위원(6∼10명)은 소비자 단체와 금융업종 단체가 추천한 위원 수가 같게 한다.

◇ 징벌적 과징금, 거래 규모 클수록 제재 강도 세게

소비자보호법은 징벌적 과징금 부과 한도를 법 위반 행위로 얻은 '수입 또는 이에 준하는 금액'의 50% 이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자세한 정의는 시행령이 규정하도록 했다.

시행령은 과징금 부과 한도를 '상품유형별로 계약의 목적이 되는 거래 금액'으로 명시했다.

투자성 상품은 투자액, 대출성 상품은 대출금으로 규정한다는 의미로, 거래 규모가 클수록 제재 강도가 높아지도록 산정 기준이 설계된다.

금융상품 판매 제한 명령은 개별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발동 요건의 구체적 사항은 금융위가 정하도록 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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