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추가부양책 난항에 뿔난 공화 주지사 "의원들 다 잘라라"
대선 전 물거품 위기에 맹비난…다우지수 장중 950p 급락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대선 전 추가 경기부양책 타결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공화당 소속 주지사마저 의회를 향해 독설을 퍼붓고 나섰다.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 주지사는 26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그들을 전부 해고해버려라. 정말로 진심이다"라고 말했다.
수누누 주지사는 "상원 또는 하원의 그 누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이 3월 이후 한 일은 정말로 아무것도 없다"라고 비난했다.
미 의회가 지난 3월 2조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 규모의 1차 경기부양 패키지를 통과시킨 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후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지난 5월과 이달 초 각각 1차 패키지와 비슷하거나 더 큰 규모의 추가 부양안을 통과시켰으나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논의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대규모 추가부양 패키지를 원하는 반면, 공화당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부양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지난 7월 상원에서 1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을 발의한 바 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수누누 주지사는 하원 435석, 상원 100석을 가리키면서 "당장 오늘 535명을 교체한다면 이 나라가 나아질까 아니면 나빠질까"라고 질문을 던진 뒤 "약간 더 나아질 확률이 높다. 왜냐면 시스템을 꽉 막고 있는 모든 것과 정치적 난센스를 없애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회가 대선 후 내년 초쯤 추가 부양 패키지에 합의할 것으로 본다면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 "그 비용은 천문학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누누 주지사는 "미국인들은 의회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데 대해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며 "공을 앞으로 굴리고,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주도하는 추가부양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3% 이상인 950포인트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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