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곰 습격' 골머리…다섯달간 출몰신고 1만건 돌파
4월 이후 123명 부상…공사장 난입한 곰 사살
전문가 "곰이 먹이 찾아 마을로 내려온다"…곰 특별 경보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는 최근 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현지 공영방송 NHK의 보도에 의하면 올해 4월 이후 일본 열도 전역에서 곰의 습격으로 다친 이들이 12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작년에 1년 동안 157명이 공격당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많은 이들이 곰에게 공격당한 것이라고 NHK는 전했다.
지난달 이후 적어도 63명이 곰에게 공격당했고 이 가운데 2명은 목숨을 잃었다.
9월 이후 곰에 의한 피해를 지역별로 보면 니가타(新潟)현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시카와(石川)현이 11명으로 뒤를 이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24일 오전 교토부(京都府)에서는 집 근처에서 밤을 줍던 50대 남성의 왼쪽 귀를 곰이 할퀴는 사건이 벌어졌다.
23일에는 후쿠이(福井)현의 고속철도 신칸센(新幹線) 노선 연장 공사 현장에서 철도회사 JR 직원과 작업원이 곰에게 공격을 받아 골절상 등을 당했다.
곰은 이후 공사 현장 시설물 속으로 난입했다가 결국 출동한 엽사에 의해 사살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올해 4∼8월 일본 각지에서는 야생 곰이 나타났다는 정보가 1만1천112건 접수됐다.
곰 생태 전문가인 야마자키 고지(山崎晃司) 도쿄농업대 교수는 나무 열매 등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곰이 먹이를 찾아 마을로 오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기존에 인간이 주로 사용하던 영역에 숲이 우거지면서 곰의 활동 반경이 확대한 것도 사람과 야생 곰이 자주 마주치게 되는 이유라고 꼽았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곰을 조심하라며 특별 경보나 출몰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대책을 검토 중이다.
환경성은 곰이 먹이를 찾아 민가 등에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농작물 뒤처리를 철저하게 하라고 당부하고 있으며 주택가에 곰이 나타난 경우 신속하게 마취총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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