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해결 노력 무색…아제르·아르메니아 교전 지속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외교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무색하게 24일(현지시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교전을 28일째 이어갔다.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카라바흐 남부의 저지대 상당 부분을 장악했으며, 아르메니아는 북부 산악지대서 아제르바이잔의 공세를 저지하는 양상이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이날 아르메니아 공군기 1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으나,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중심도시인 스테파나케르트에 포격을 가해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의 간자 시와 테르테르 마을, 구바드리 지역을 포격해 10대 2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지난 달 27일부터 교전 중인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의 일원이던 시절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인 아제르바이잔 영토였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세운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적 지배를 하는 분쟁지역으로,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꿨다.
양측은 지난 10일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으나, 그 직후부터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교전을 이어갔다.
지난 18일에도 러시아가 중재해 휴전에 재합의했으나, 역시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휴전 합의는 사실상 파기됐다.
양국 외무장관은 전날 미국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각각 회담하고 외교적 해법을 모색했으나 여전히 뾰쪽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교전에 따른 인명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르차흐 공화국은 개전 이후 이날까지 나고르노-카라바흐 수비군 963명이 전사하고 민간인 3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은 민간인 65명이 숨지고, 약 30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으나 자국군의 인명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2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양쪽에서 약 5천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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