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수장 "러·이란 미 대선 여론조작"…러·이란 "사실무근"(종합)

입력 2020-10-22 21:08
미 정보수장 "러·이란 미 대선 여론조작"…러·이란 "사실무근"(종합)

랫클리프 국가정보국장 긴급 회견 "러·이란, 유권자 정보 악용"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이승민 기자 = 존 랫클리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이란이 미국 대선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에 적대적인 이들 두 국가가 대선에 개입하려고 미국 유권자의 정보를 확보해 이를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외국 행위자들(러시아, 이란)은 미국 유권자 정보를 이용해 가짜 정보를 유포해 혼란과 혼동을 일으키고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랫클리프 국장의 주장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즈'를 사칭해 미국 유권자를 겁박하고 사회 불안을 조장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가 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와 관련,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알래스카, 플로리다의 일부 유권자들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라고 경고하는 프라우드 보이즈가 송신자로 된 위협 이메일을 받았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이메일은 "당신은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을 추적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랫클리프 국장은 또 "러시아는 이란과 같은 소행을 하지 않았지만 2016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일부 유권자의 정보를 획득했다"라고 말했다.

CNN은 플로리다주의 선거관리 담당 관리를 인용해 "미국 연방수사국(FBI) 측에 따르면 프라우드 보이즈의 이메일은 '어떤 나라'에서 온 것이지 플로리다의 어느 지하실에 박혀 있는 사람이 보낸 게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랫클리프 국장의 주장에 대해 민주당 측은 강하게 비판했다.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트위터를 통해 "랫클리프의 말을 듣지 말라, 편파적인 사람이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이란 등 미국과 적대적인 나라가 미국 대선을 방해하려고 한다는 경고는 이전에도 나왔다.

빌 에바니나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의 윌리엄 에바니나 소장은 8월 미 정보당국을 대표해 낸 성명에서 "이란은 미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민주주의 체제와 트럼프 대통령을 폄훼하고 국가를 교란하려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무도한 이란 정권을 교체하기 위한 미국의 압박이 계속할 것으로 보고 그런 행태를 한다"라며 "러시아는 반러 성향의 조 바이든 후보를 주로 깎아내리려고 여러 수법을 동원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란 외무부는 미국 내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낸 성명에서 "미 당국의 주장은 어설프게 조작된 것"이라며 이란은 미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런 유치한 시나리오는 대선을 앞두고 여론을 조작하고 도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미국은 근거도 없고, 의미도 없는 주장을 자제하고 정상적인 국가처럼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와 관련해 주이란 스위스 대사를 불러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주이란 스위스 대사관은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한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미국의 선거 과정에 개입하려 한다는 모든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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