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치매 진단도 1분만에 '뚝딱'…日업체 시스템 실험 채비
내년 초 임상시험 시작…2022년 실용화 목표
환자·의사 대화 내용만으로 치매 진단 판정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인공지능(AI)으로 말투를 분석해 치매를 손쉽게 진단하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AI 업체 '프론테오'(FRONTEO)는 환자가 하는 말을 AI로 분석해 치매 여부를 판정하는 시스템의 임상시험을 내년 초 시작할 예정이다.
언어 분석 기능을 갖춘 이 시스템은 의사와 환자 간에 진찰 중 이뤄지는 5~10분 정도의 대화 내용을 토대로 1분 이내에 치매에 걸렸는지 판정할 수 있다.
기초 단계의 검증에서 판정 정확도는 전문의 수준인 85% 이상을 기록했다고 한다.
프론테오는 임상시험을 거쳐 2022년에 일반적으로 쓸 수 있는 의료기기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회사 측은 이 기기가 실용화되면 의사의 판단이 한층 쉬워지고 조기 발견도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후론테오는 국가기관인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 지원을 받아 게이오(慶應)대학 의학부 등과 공동으로 치매 진단용 AI 시스템을 개발했다.
진단 지원 시스템 부문에선 일본 마이크로소프트와도 제휴해 스마트폰 등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일본에서 치매 진단은 의사의 주관에 의존하는 전문의 문진과 뇌의 비정상적 단백질 축적을 확인하는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법이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각각 객관적 판정이 어려운 점과 높은 비용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AI 진단 시스템이 실용화되면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치매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조기 발견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검사 비용도 싸질 것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반복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닛케이는 말투로만 치매 여부를 판별하는 AI 활용 임상시험은 일본에서 처음 진행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AI를 이용한 의료기기로 승인된 것은 대부분이 내시경 같은 영상진단 장비였다고 전했다.
후생노동성 추계에 따르면 태평양전쟁 종전 직후인 1947~1949년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 붐'(단카이) 세대가 모두 75세 이상 되는 2025년의 일본 치매 인구는 약 730만명에 달해 이 연령대 노인 5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게 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조기 진단 등을 통해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이미 발병한 환자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2025년까지 추진할 '치매 정책 대강(大綱)'을 지난해 6월 확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