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BTS 논란 적극 대응 한목소리…장하성 '법인카드 사과'(종합2보)
여야 "제2의 사드 사태 될까 우려"에 "중국 고위층에 문제 제기할 것"
야당 법인카드 논란 사과 요구에 "적절치 못하게 쓴데 대해 송구"
장하성 "코로나 아니면 시진핑 방한 이뤄졌을 것"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국정감사 10일 차인 21일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화상 국정감사는 방탄소년단(BTS) 굿즈 배송 중단과 장하성 주중 대사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논란에 초점이 맞춰졌다.
야당 의원들은 질의에 앞서 장 대사의 법인 카드 논란을 언급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BTS 굿즈 배송 중단 사태에 대해 중국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 의원들도 최근 중국에서 일고 있는 BTS 굿즈 배송 중단 논란에 대해 주중 대사관이 외교 채널과 배송 업체와의 접촉, 중국 언론의 왜곡된 보도 등에 대응해야 한다며 야당과 한목소리를 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 또한 큰 관심을 받았다.
◇ 'BTS 논란' 중국 당국에 적극 대응 촉구
정진석 국민의 힘 의원은 정부의 대응이 수동적이고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BTS 논란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처럼 악화해 중국 당국이 경제, 문화, 관광 등 비관세 장벽을 다시 재연하게 될 계기가 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대사는 "관련 상황이 처음 보도된 후 다음 날 중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와 직접 소통했다"면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윈다(韻達)라는 업체가 공지를 올린 이후 두 업체가 중단했다는 보도가 있어 직접 확인했는데 일단 중단 조치는 없었다"면서 "하지만 분명 배달 중지 문제 발생했기 때문에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국감 끝나면 중국 고위층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BTS 굿즈 배송 중단 사태는 이번 주 월요일에 발생한 것이라 관련 업체와 중국 세관 등과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대사는 또 BTS 굿즈 배송 중단 업체가 확대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는 "처음에 윈다라는 한 업체였는데 중퉁 등 다른 업체가 추가됐다는 보도가 나와서 업체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면서 "워낙 민감하고 양국 국민 감정선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엄중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장 대사는 이어 "오늘 또 보도가 나와서 중국 해관총서(세관) 측과 통화를 했는데 BTS와 관련된 소식은 유언비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 장하성 "법인카드 사용 적절치 않았다" 사과
장 대사는 법인 카드 부정 사용 논란에 대해 알려진 것과 달리 "카드 사용처가 유흥업소가 아닌 음식점이었다"면서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는 이날 첫 질문자로 나선 박진 국민의 힘 의원의 관련 질문에 "연구소 직원들과 음식점에서 회식할 때 식사와 와인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장 대사는 6차례 총 279만원을 썼다면서 속칭 '카드 쪼개기' 논란에 대해 "여러 명이 식사와 안주를 시키면서 (사용 한도인) 40만원이 넘어가 연구소 운영 카드와 연구비 지원 카드로 나눠 결제했다"고 밝혔다.
장 대사는 고려대 감사 기간에 이런 결제가 적절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에 전액 환급했다면서 "연구소장 당시 일이지만 적절하지 못하게 쓴 데 대해 고려대 구성원들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을 드린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지내다 정년 퇴임했다. 2017∼2018년에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발탁됐다.
교육부의 고려대 종합감사에 따르면 장하성 대사 등 고려대 교수 13명은 2016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서양음식점으로 위장한 서울 강남에 있는 유흥업소에서 1인당 1∼86차례에 걸쳐 법인카드 총 6천693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 시진핑 연내 방한 코로나 상황에 달려
장 대사는 이날 국감에서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코로나19 상황만 아니었다면 시 주석이 이미 방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사는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우선으로 방문할 나라가 한국이라는 소통은 대사관에서 (중국 측과) 계속하고 있다"면서 "가정적으로 말씀드리기 그렇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아니었다면 방문이 이미 이뤄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중국 당국도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먼저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대사는 사드가 시 주석 방한의 걸림돌이 된다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시 주석의 방한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사드와는 무관한 것 같다"면서 "일부 한한령 있는 것은 코로나19와는 관련이 없는데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계속 (중국 측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 북한 이슈도 거론…미중갈등도 관심
이번 국감에서는 북한과 중국의 밀월관계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박진 의원은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중국산 군용품이 대거 등장했다면서 진위 관계 파악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장 대사는 "중국에서 들여온 것이라는 사실 확인이 어렵지만 계속 확인하겠다"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탈북자 출신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이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강제 소환하는 상황에 대해 대사관 차원에서 항의해달라고 요구했다.
지성호 의원은 "중국의 행위는 유엔의 규정을 어긴 것"이라며 "이건 문제가 있는 것이고, 이런 부분에 대해 항의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한국 기업 피해, 미중 간 전략 경쟁 전망, 중국 교민 비자 발급 문제 등에 대해서 질의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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