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탄압 비판했지만…영국, 코로나19 관련 중국산 장비 구매

입력 2020-10-20 11:10
인권탄압 비판했지만…영국, 코로나19 관련 중국산 장비 구매



(서울=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중국의 인권 탄압을 비판해온 영국이 수천억원대의 중국산 개인보호장비(PPE)를 사들였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국영기업으로부터 개인보호잡비와 인공호흡기 등을 구매했다.

10여건의 계약에 구매액은 3억2천만 파운드(한화 약 4천700억원)에 달한다.

영국 보건사회복지부(DHSC)는 군사장비를 만드는 차이나 제너럴 테크놀로지 등 중국 정부와 직접 연관된 기업들과 1억4천800만 파운드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북아일랜드 보건부도 지난 6월 국영기업 차이나 리소시스의 자회사로부터 개인보호장비를 대량으로 구매했다.

텔레그래프는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에 대한 영국의 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계약이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문은 이 계약이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무슬림에 대해 극심한 인권 탄압과 홍콩에 대한 언론 탄압 등으로 영국이 중국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분노를 촉발했다고 전했다.

대(對)중국 의회 간 연합체(Inter-Parliamentary Alliance on China·Ipac) 베네딕트 로저스 고문은 "개인보호 장비 같은 특정 중요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Ipac는 미국, 영국을 비롯한 서방 8개국과 유럽연합(EU) 소속 의원 18명이 의회 간 협력을 통해 중국과 중국 공산당에 대한 강경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구성한 의회 연합체다.

로저스 고문은 이어 "중요한 제품들을 직접 생산하거나 다른 시장에서 생산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며 "지독한 인권침해를 자행하는 국가와 수억 파운드의 거래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톰 투겐다트 하원 외교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국가에 의해 통제되는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며 "이는 다른 나라와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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