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아르메니아 휴전 하루 만에 교전 재개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해묵은 분쟁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놓고 충돌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양국이 가까스로 다시 휴전에 합의한 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산발적인 교전을 이어갔다.
타스·AFP 통신에 따르면 양국 외무부는 17일(현지시간) 동일한 성명을 발표하고 다음 날인 18일 0시부터 '인도주의적 휴전'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합의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깨졌다.
아르메니아 국방부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제르바이잔 측이 0시 4분부터 오전 2시 45분까지 북쪽을 향해 포탄을 발사했으며, 남쪽을 향해서도 오전 2시 20분부터 45분까지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오히려 아르메니아 측이 휴전을 심하게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합의 전날인 17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외무 장관과 통화한 뒤 양측에 지난 10일 합의한 휴전안을 준수할 것을 강하게 촉구한 바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휴전 합의 발표 이후 성명을 내 "이번 휴전은 양측이 조건 없이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며 "프랑스는 적대행위를 종식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의 시작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벌어진 이번 교전은 휴전 협정이 언제라도 쉽게 깨질 수 있는 불안정한 것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 양국은 러시아 외무부의 중재로 양국 외무 장관이 지난 10일 모스크바에서 회담 후 당일 정오부터 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교전을 이어갔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현재까지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분쟁의 씨앗이 됐다.
양국이 지난달 27일부터 교전 중인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의 일원이던 시절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세운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적 지배를 하는 분쟁지역으로,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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