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상승·유가 하락에 해운업체 3분기 실적 전망 '맑음'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8년래 최고치·유가 40달러선
HMM 3분기 영업익 3천억대 중반 예상…대한해운·팬오션도 개선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국내 해운업계가 운임 상승과 유가 하락에 힘입어 올 3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6일 1천448.87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가량 상승한 수치로, 2012년 7월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SCFI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1·2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각각 9%, 16% 상승한 데 이어 3분기엔 1천400선을 돌파하며 53%나 올랐다.
선사들의 공급조절에 따른 수급 안정화, 계절적 영향에 따른 물동량 증가가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선박 연료비용을 뜻하는 국제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들어 하락 추세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0.88달러에 마감되는 등 국제 유가는 30~40달러 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60달러 선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이에 수입 증가와 비용 감소에 힘입어 국내 해운업체들의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 선사인 HMM[011200]의 3분기 실적에 기대가 쏠린다.
올해 2분기 21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한 HMM은 지난 5월 이후 순차적으로 출항한 2만4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모두 채우는 데 최근 성공했다.
업계는 HMM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3대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 가입을 통한 운항 효율 상승으로 3분기 실적이 2분기를 크게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HMM는 지난 2분기 1천3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이 3천억원대 중반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NH투자증권[005940]의 정연승 애널리스트는 "물동량 회복과 미주 지역 중심의 컨테이너 운임 강세로 HMM의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돼 3분기 영업이익이 3천6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철광석, 석탄, 곡물 등을 수송하는 벌크 화물 운임 지수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팬오션[028670], 대한해운[005880] 등 벌크선사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외신에 따르면 벌크선운임지수(BDI·건화물선지수)는 지난 6일 2천97포인트를 기록하며 연 최고치를 찍었다.
정 연구원은 "글로벌 물동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운송 기업들의 운임 협상력이 강화됐다"면서 "HMM과 팬오션의 이익 체력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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