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눌려죽는데'…G20 빈국 부채동결 6개월 연장에 비판론

입력 2020-10-15 17:22
'빚더미에 눌려죽는데'…G20 빈국 부채동결 6개월 연장에 비판론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주요 20개국(G20) 금융지도자들이 빈국에 대한 채무 지불 동결을 6개월 연장한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너무 인색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빈국들에 대한 부채 상환 유예를 내년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부채 상환 유예 1년 연장안을 주장해온 세계은행과 캠페인 단체들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G20 현 의장국으로 이번 회의를 주재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알자단 재무장관은 "우리는 채무 원리금 상환 유예 이니셔티브(DSSI)를 6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G20은 회의 후 최종 성명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내년 봄 만날 때 "경제적 및 금융적 상황이 요구하면" DSSI가 2021년 말까지 추가로 연장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다.

빈곤 구제를 위한 '원(ONE) 캠페인'의 프랑스 국장인 나자트 발로드-벨카셈은 "G20이 오늘 중요한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들은 채무 동결을 2021년말까지 함으로서 세계 최빈국이 글로벌 팬데믹에 맞서 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단순히 그렇게 하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캠페인 운동가들은 빈곤에 타격을 입은 개발도상국들에 거대한 부채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인터내셔널의 제이미 아티엔자는 G20의 발표는 심각한 부채 문제를 다루는 공동의 틀을 발표한 좋은 소식이지만 아직 세부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채무를 탕감하는데 실패함으로써 세계 최빈국 다수를 삼킬 부채 쓰나미를 단지 지연시키기만 했다"고 평가절하했다.

데이비드 말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과거 부채 위기 때 해당국들은 비효율적인 일련의 채무 재조정 때문에 더 취약한 상황에 놓이곤 했다면서 "채권국들이 결국 채무 감축 과정을 밟도록 허용할 수 있겠지만 그사이 가난한 사람들이 엄청난 값을 치를 것이다. 이번에는 우리가 더 잘하고 신속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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