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아동, 또래 비해 키 작은 만성영양장애 위험 6배"
국립중앙의료원 '북한 이탈가정 소아청소년 영양상태 고찰' 심포지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북한에서 이탈한 가정 내 미취학 아동은 또래보다 키가 작거나 체중이 덜 나갈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령에 비해 키가 작은 어린이 비율로 따지는 만성영양장애를 앓을 위험은 국내 아동의 6배에 달했다.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는 15일 '북한 이탈가정 내 소아 및 청소년 영양상태 고찰'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전날 본원 강당에서 열린 이 심포지엄은 북한에서 이탈한 가정의 소아와 청소년의 영양상태를 연구할 필요성을 환기하고, 통일 이후를 대비한 보건의료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최성우 조선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2017년 6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북한 이탈 가정 내 소아 293명과 청소년 237명 등 총 530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북한 이탈 가정의 소아·청소년 중 7.5%(40명)는 나이에 비해 키가 작은 '만성영양장애'를 앓고 있었다. 나이에 비해 저체중인 '체중미달'은 6.6%(35명), 키에 비해 저체중인 '급성영양장애'는 4.9%(26명)였다.
또 북한 이탈 가정의 미취학 아동을 성별과 연령이 동일한 국내 가정의 미취학 아동과 비교하면, 만성영양장애가 발생할 위험은 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미달은 1.25배, 급성영양장애는 1.6배 정도 발생할 위험이 높았다.
참석자들은 영양장애를 겪고 있는 북한 이탈가정 내 소아 및 청소년들에게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과 관련 분야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주휘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북한 이탈가정의 소아·청소년에 대한 적정한 검사 및 개입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탈북 전이나 직후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기초 조사와 함께 건강 상태에 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성우 교수 역시 "북한 이탈가정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단체들과 북한 보건의료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협력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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