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SSG닷컴 통합 전략 추진…정용진 '승부수' 통할까

입력 2020-10-15 15:53
수정 2020-10-15 16:17
이마트·SSG닷컴 통합 전략 추진…정용진 '승부수' 통할까

비대면 시대 오프라인 매장 중심 벗어나 온라인과 융합 영업 강화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권혜진 기자 =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이 15일 단행한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강희석 이마트 대표의 SSG닷컴 대표 겸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온라인 쇼핑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SSG닷컴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사업에 힘을 싣는 한편 온·오프라인 사업 간 통합을 가속하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쿠팡 등 다른 온라인 쇼핑몰의 급부상 속에 오프라인 매장 중심이던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299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후 외부 인사 영입 등 파격적인 인적 쇄신과 함께 SSG닷컴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경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마트 첫 외부인사 출신 대표이사인 강 대표는 이마트의 위기를 타개할 '구원투수'로 지난해 10월 영입됐으며 1년 만에 다시 SSG닷컴의 대표까지 맡게 됐다.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의 유통 부문 파트너 출신인 강 대표는 국내외 유통업계를 10여년간 연구한 이력이 있어 미국의 월마트처럼 온·오프라인을 접목해 체질 개선을 이뤄낼 적임자라는 게 신세계그룹 내부의 평가다.

강 대표에게 온·오프라인 대표 사업을 모두 맡긴 데는 지난 1년간 거둔 이마트 체질 개선 성과에 대한 정용진 부회장의 신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에선 이를 놓고 정 부회장이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배경에는 SSG닷컴의 빠른 성장세가 자리한다.

각자 운영되던 이마트몰, 신세계몰 등을 통합해 2019년 3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SSG닷컴은 아직은 영업 손실을 기록 중이나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과 함께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올해 비대면 쇼핑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1분기와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약 40%씩 증가했고 영업적자 규모도 계속 줄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에도 4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업계 내부에선 이마트가 SSG닷컴을 바탕으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이마트는 이번 인사를 통해 오프라인 유통망의 강점을 SSG닷컴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SSG닷컴의 당일 주간배송인 '쓱배송'의 일부를 이마트 점포에서 맡는 정도지만 협업의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미 강 대표가 여러 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이마트 임원 중 일부가 SSG닷컴으로 배치된 것도 이마트와의 연계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기존 SSG닷컴의 데일리상품 담당 조직을 개편한 그로서리사업본부장으로 이마트 출신 곽정우 전무가 발탁됐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지난해 강 대표 같은 외부 영입 없이 전문성을 살린 내부 인사 재배치도 이뤄졌다.

김성영 이마트24 대표는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기업형 슈퍼마켓인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로 낙점됐다. 김 대표는 2016년 말 1천760여개이던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 이마트24의 점포 수를 5천여개로 확장했다.

발탁 인사도 눈에 띈다.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마케팅 담당인 송현석 상무가 내정됐다. 송 상무는 마케팅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 등 중간 단계를 생략한 채 바로 대표 자리에 올라 '젊고 실력 있는 인재 기용'이라는 인사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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