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저출산·고령화 빨라 엄격한 재정준칙 필요"(종합)
금통위 기자간담회…"최근 가계부채 증가세 우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한혜원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엄격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연 인터넷 생중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발표한 재정준칙 도입 방안에 관한 견해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국가 재정 운용에 필요한 자기 규율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재정준칙은 의미가 상당하다"며 "더욱이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저출산과 고령화가 빨라 연금이나 의료비 등 의무지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엄격한 준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8년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효과적인 재정준칙의 원칙으로 단순성, 강제성, 유연성을 제시했다"며 "이런 시각에서 다양한 견해가 나오는데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최선의 방안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재정정책 운용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재정 정책의 적극적인 운용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채무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억제하는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세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 총재는 "3분기 연속 가계부채 증가율이 높아지고, 특히 6월 이후 주택 거래나 주식 투자 자금 수요가 늘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어느 정도 가계 부채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최근 증가세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늘어나는 가계 대출 자금이 자산 시장으로 과도하게 유입되면 추가적인 금융 불균형 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넘길 수 없다"며 "가계부채 억제나 자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들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나 추가 지표를 토대로 판단할 일"이라며 "다만 앞으로 성장 흐름이 8월 성장 전망 경로에 대체로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또 "최근 위험 요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며 "대내외 여건 변화와 그 변화가 우리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필요할 때 적절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국가 채무 비율 상승에 따른 채권시장 수급 불안을 두고는 "국고채가 대규모로 발행될 예정이라 채권시장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채권 시장 여건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향후 채권 시장 수급 불균형을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 불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급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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