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아르메니아 교전 지속…퇴색한 휴전 합의
양측 모두 상대방이 휴전 합의 위반 비판
적십자위 "구호활동 불가한 상황"
러시아·이란·EU 휴전 합의 준수 촉구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놓고 충돌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교전을 이어갔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13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남쪽과 북쪽, 북동쪽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난 달 27일 개전 이후 나고르노-카라바흐 수비군 542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반면, 아제르바이잔은 오히려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의 테르테르, 아그담, 고란보이 지역을 공격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지난 10일 러시아의 중재로 '포로 및 전사자 시신 교환을 위한 휴전'에 합의했으나,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전혀 이런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민간인이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부상에 고통받고 있다"며 "한때 번화했던 거리가 잔해로 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지역 전역에서 수십 만명의 사람이 피해를 봤고, 의료진이 공격받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양측이 충돌한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의 일원이던 시절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세운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적 지배를 하는 분쟁지역으로,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꿨다.
휴전 회담을 중재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실질적인 휴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고 양측에 "즉시 전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과 이란도 양측에 "휴전을 제대로 준수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는 합리적이지만, 먼저 아르메니아에 아제르바이잔 영토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며 아제르바이잔을 지지했다.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해 왔다. 양국 국민은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상대방을 형제국으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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