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중 누리꾼 악의없는 BTS 발언 공격"…BBC "팬 일부는 옹호"(종합)

입력 2020-10-13 16:01
수정 2020-10-13 18:04
NYT "중 누리꾼 악의없는 BTS 발언 공격"…BBC "팬 일부는 옹호"(종합)

"삼성·휠라, BTS와 거리 두기…중국 내 불매운동 차단 의도"

BBC "팬층 반발 범위 가늠 어려워…일부는 침묵·BTS 옹호도"

블룸버그 "중국 SNS 이용자, 기업대응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



(로스앤젤레스·서울=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이 율 기자 = 한국전쟁에서 한국과 미국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는 방탄소년단(BTS)의 발언이 중국에서 된서리를 맞는 것과 관련, 주요 외신들은 "중국 누리꾼들이 악의 없는 발언을 공격했다", "일부 중국 팬은 BTS를 옹호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중국 누리꾼들이 BTS의 악의 없는 발언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날 'BTS는 한국전쟁 희생자들을 기렸지만, 일부 중국인들은 (BTS 발언에서) 모욕을 감지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네티즌들이 BTS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에 반발한 것을 다뤘다.

BTS는 최근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고,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수상 소감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한미)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수상 소감이 "중국 누리꾼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국가 존엄을 건드리면 용서를 못 한다", "BTS가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는 중국 누리꾼의 반응을 전했다.



NYT는 이를 두고 "(BTS는) 공공연한 도발보다는 진심 어린 포용성으로 잘 알려진 인기 보이 밴드이고, 그것(BTS 수상소감)은 악의 없는 말 같았다"며 "하지만,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지체 없이 (BTS를) 공격하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의 BTS 수상소감 반발 논란 이후 중국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BTS 에디션'이 판매를 중지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베이징 현대차와 휠라(FILA)에서도 BTS 관련한 웨이보 게시물이 사라졌다는 글이 게재됐다.

이에 대해 NYT는 "삼성과 휠라가 K팝 밴드(BTS)와 협력한 흔적을 없애며 거리를 뒀다"며 "이것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이 중국 사람의 애국심을 좇는 최신 사례이고, 불매 운동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삼성을 포함한 몇몇 유명 브랜드가 명백히 BTS와 거리를 두고 있다"며 "이번 논란은 세계 제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는 대형 업체들 앞에 정치적 지뢰가 깔려있다는 것을 보여준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보도했다.

BBC방송은 "RM의 발언으로 인한 중국 BTS 팬층의 반발 규모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일부는 웨이보에서 이목을 끌지 않게 조용히 있자고 서로 요청하고 있고, 또 다른 일부는 RM의 발언이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트위터에서 BTS를 옹호했다"고 소개했다.

BBC방송은 "한국전쟁 중 약 20만명의 한국군과 3만6천명의 미군이 전사하고 수백만 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며 "중국 국영매체는 중국군 18만명도 당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기업의 반응을 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성공의 정도는 다양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이어 "이들은 과거에 애플부터 미국프로농구협회(NBA)까지 각종 조직의 홍콩 민주화운동 등 중국 정부가 민감해하는 분야의 발언에 대항해 반응을 이끌어냈다"면서 "#BTS중국모욕#은 웨이보에서 400만 뷰를 끌어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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