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미 연방대법관 청문회…민주 "수백만명 건보 달려" 공세(종합)

입력 2020-10-13 02:50
수정 2020-10-14 01:28
막오른 미 연방대법관 청문회…민주 "수백만명 건보 달려" 공세(종합)

15일까지 나흘간…공화당 "세계가 지켜본다" 보수진영 이목 집중 시도

해리스도 유세 접고 등판…트럼프 "민주당에 시간 너무 많이 줘" 불평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청문회가 12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배럿 지명자 인준을 대선 주요쟁점으로 삼아온 공화당이 끝내 청문회의 막을 올린 것이다. 대선 전 인준을 반대해온 민주당은 배럿이 연방대법관이 되면 미국인 수백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는다며 집중 공세를 폈다.

미국 대선을 22일 앞두고 이날 열린 배럿 지명자의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법사위원장은 "길고 논쟁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며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배럿 지명자가 적임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입양한 자녀까지 7남매를 둔 사실도 부각했는데 청문회에는 배럿 지명자의 남편과 몇몇 자녀도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

연방대법관 인준은 미국 보수진영의 중대 관심사다. 당파적 입장이 분명히 갈리는 이번 청문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쏠린 이목을 끌어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견인한다는 게 공화당의 의도다.



민주당은 배럿 지명자가 연방대법원에 들어가면 트럼프 행정부에 보조를 맞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인 이른바 '오바마케어'를 폐기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데 집중해 공세를 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수백만 미국인의 건강보험이 이 청문회에 달렸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이날 "이 지명자는 오바마케어를 없애고 싶다고 한 사람"이라면서 "대통령도 그렇다. 이 문제에 집중하자"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인 민주당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유세 일정을 접어두고 화상으로 청문회에 등판했다.

해리스 후보는 2018년 9월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인준 청문회에서 그를 몰아세우며 일약 스타로 떠오른 바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활약이 주목되는 이유다.



13일부터 사흘간 본격 진행되는 질의에서는 오바마케어와 여성의 낙태권, 총기 소지, 동성결혼 등에 대한 배럿 지명자의 보수적 관점을 중심으로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 결과가 소송으로 비화할 경우 배럿 지명자가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소송전을 대비해 연방대법원에 9명이 모두 채워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청문회에서 민주당에 시간을 너무 많이 준다고 불평하는 트윗을 올렸다. 그러면서 공화당 의원들이 더 저렴하고 더 나은 건강보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고 채근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공개했던 공화당 마이크 리 상원의원도 전염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출석했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발언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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