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잠빠진 노벨상 공동수상자에 '똑똑'…수상소식 만끽도 콤비(종합)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주파수 경매방식' 고안 미국학자 스승과 제자
'동시상승경매' 방식…전력·천연가스 경매에도 사용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미국 스탠퍼드대의 폴 밀그럼(72) 교수와 로버트 윌슨 명예교수(83)는 주파수 경매방식을 고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노벨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두 교수를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경매이론을 개선했고, 새 경매 형태를 발명했다"고 소개했다.
두 교수는 사제 간이기도 하다.
스탠퍼드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1948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밀그럼 교수는 1979년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노스웨스턴대와 예일대를 거쳐 1987년부터 모교에서 교편을 잡아왔다.
그는 '고유하지만 서로 연관된 다수의 물품'(multiple unique but related items)의 경매방식을 설계하는 방안을 주로 연구해왔다.
밀그럼 교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주파수 경매방식 '동시상승경매'(simultaneous ascending auction)를 만드는 데 학술적으로 가장 크게 기여한 학자로 꼽힌다.
그가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인 윌슨 명예교수 등과 함께 고안한 동시상승경매방식은 현재 주파수뿐 아니라 전력이나 천연가스 등을 경매하는 데도 사용된다.
밀그럼 교수는 박사 과정 당시 윌슨 명예교수의 자문을 받았다.
밀그럼 교수는 구글의 기업공개(IPO) 시 주식공모방식을 조언하는 등 다수의 기업과도 함께 일했다.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 윌슨 명예교수는 게임이론과 이를 경제·경영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를 해왔다.
1937년 네브래스카주에서 태어난 그는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64년부터 스탠퍼드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현재는 명예교수다.
두 사람은 그간 유력한 노벨경제학상 수상후보로 거론돼왔다.
두 교수는 나이를 빼면 비교적 '전형적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4분의 3이 '55세가 넘은 미국 남성'이었으며 수상자들 평균 나이는 65세였다.
밀그럼 교수와 윌슨 교수 모두 미국 국립과학원(NAS) 회원이다.
이들은 수상 소식을 듣는 과정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밀그럼 교수가 숙면을 하기 위해 전화기를 무음으로 해놓아 노벨위원회로부터 수상 소식을 전달받지 못하자, 윌슨 명예교수가 밀그럼 교수의 집을 찾아갔다. 이들은 이웃사촌 간이기도 하다.
밀그럼 교수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단잠에서 깨어나 수상 소식을 공동수상자이자 스승에게 들으며 기쁨을 함께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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