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에 출렁이던 위안화 강세…"안전자산은 아냐"

입력 2020-10-12 17:00
미중갈등에 출렁이던 위안화 강세…"안전자산은 아냐"

5월 이후 6% 이상 급등…시장선 달러 대비 강세 지속 관측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갈등 요인이 부각될 때마다 출렁이며 급속히 떨어지곤 했던 중국 위안화 가치가 최근 뚜렷한 강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12일 신랑(新浪)재경 등에 따르면 10월 국경절 연휴 후 첫 거래일인 지난 9일 중국 역내 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6.6929위안까지 내려갔다. 이날 최대 낙폭은 1.4%에 달했다.

이는 지난 5월 27일 기록한 연중 고점인 7.1765위안보다 0.48위안 이상 내려간 것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내린 것은 위안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졌음을 뜻한다. 5월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6.7%나 치솟은 것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주말 외국 선물환거래에 부과하던 20% 증거금을 철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외환 선물 거래 비용을 줄여 급속한 위안화 가치 상승 흐름을 일단 끊어놓으려는 조처로 해석됐다.

이에 12일 장중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0.4%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위안화 강세 현상 흐름이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분기에만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3.8% 올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분기별 상승률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산발적 환자 발생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꺾인 중국은 올해 세계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에 사상 최악인 -6.8%까지 추락했다가 2분기에는 3.2%로 반등했다. 기관들은 내주 발표될 3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제로 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려는 미국과 중국 간의 통화 정책 차이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셰야쉬안(謝亞軒) 자오상(招商)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3개월에서 6개월 사이 기간을 본다면 달러 인덱스가 계속 떨어지고 위안화 가치가 계속 오를 것"이라며 "위안화 가치는 지난 5월 이후 명확한 상승 주기에 진입했고, 향후 파동이 비교적 크겠지만 위안화는 평가절상의 큰 추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지난 9일(현지시간) 펴낸 보고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선 당선 가능성이 커짐과 동시에 달러화 가치가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 달러 자산을 팔라고 권고했다.

다만 위안화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일본 엔처럼 안전 자산으로 여겨질 수 없다는 경계 심리는 여전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위안화가 안전 피난처로 여겨지던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제품에 첫 번째 관세를 매긴 이후 위안화 가치가 1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역사적 사실은 시장 변동성을 피하고자 위안화를 사는 것이 위험한 전략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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