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우울한 유통업계…온라인·홈쇼핑만 반등 전망

입력 2020-10-11 12:00
여전히 우울한 유통업계…온라인·홈쇼핑만 반등 전망

4분기 경기전망 85로 소폭 개선…온라인·홈쇼핑만 100 넘어

코로나 장기화 대응 미진…세제감면·재난지원금 등 요청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4분기 소매·유통업계 경기전망지수(RBSI)가 소폭 개선했으나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소매유통업체 1천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85였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올해 2분기(66)에 역대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고, 3분기(82)부터는 차츰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반등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RBSI가 기준치 100을 초과하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 100 미만이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뜻한다.



온라인·홈쇼핑 업종(108)만 유일하게 기준치 100을 넘으며 업황 호전이 전망됐다. 온라인 쇼핑과 홈쇼핑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쇼핑 수요가 늘며 수혜를 보는 대표 업종이다.

특히 온라인·홈쇼핑은 4분기에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를 보고 겨울 제품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며 경기전망지수가 3분기 만에 100을 넘어섰다.

백화점 경기전망(96)도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100에 근접했다. 상반기에 백화점 매출을 끌어올렸던 국가 판촉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하반기에도 열릴 예정이다.

대형마트 경기전망(54)은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모든 업종 중 가장 저조한 수치였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자들의 방문이 다시 감소한 데다, 유통산업발전법상 영업규제 연장 등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요소까지 작용하고 있다고 대한상의는 지적했다.

대형마트들이 즉시배송 서비스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으나 온라인 업체와 경쟁하는 부담도 큰 상황이다.

편의점 경기전망은 78로 와인 판매 허용 등 신규 수입원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이전보다 상승했다. 다만 4분기는 편의점이 계절적인 비성수기라 매출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됐다.



슈퍼마켓 경기전망은 61로 2분기(63)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3분기보다는 10포인트 떨어져 전체 업종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신선식품 배송은 당일배송 업체들과, 간편식품 판매는 편의점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에서 기인한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소매유통업체들은 코로나19 장기화 대응 방안으로 비용절감(57.6%)을 꼽았다. 대응책이 없다는 답변이 22.5%로 비용절감 방안의 뒤를 이었다.

업종·상품변경(7.6%), 유동성 확보(5.0%), 온라인 판매 확대(2.0%) 등 경쟁력 확보 관련 응답은 많지 않아 기초 체력이 많이 떨어진 업체들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쉽지 않음을 드러냈다.

유통업계는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책으로는 세제감면(34.1%), 2차 재난 지원금(30.5%), 규제완화(25.9%), 경영안정자금(21.3%), 고용안정자금(20.2%) 등을 꼽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정책팀장은 "유통업황 부진은 소비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는 뜻"이라며 "기업들이 위기 상황을 견디며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현실에 맞지 않는 각종 규제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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