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세계식량계획,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도 앞장서(종합)

입력 2020-10-09 19:42
노벨평화상 세계식량계획,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도 앞장서(종합)

25년간 식량 보급·재난위험 완화·위기 대응 프로그램 가동

코로나·가뭄·홍수 때도 지원…"북한 식량안보에 계속 광범위한 난제 직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정래원 기자 =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세계식량계획(WFP)은 전 세계 기아 해소를 위해 활동하면서 특히 북한을 인도주의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WFP는 생명을 구하고 어린이들의 영양 수준을 높인다는 목표로 1995년부터 지금까지 25년 동안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

공식 웹사이트와 보고서들에 따르면 WFP는 영양 보급, 재난위험 완화, 위기 대응을 북한에 대한 3대 프로그램으로 소개하고 있다.

영양 보급을 위해 매달 100만명에 가까운 임신부, 어린이를 보육하는 어머니, 어린이들에게 영양식을 제공한다.

이 특수식단은 곡물과 단백질이 함유된 과자, 여러 종류의 비타민과 미네랄 등으로 구성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결정한 대북 인도지원 사업도 WFP의 북한 영유아·여성 지원사업에 1천만 달러(약 119억원)를 지원하기로 심의·의결한 것이었다.

대북지원을 '긴 호흡으로, 일관되게' 한다는 이 장관의 정책에 WFP의 단체 성격이 들어맞은 셈이다.

지난해에는 통일부와 WFP가 쌀 5만t을 북한에 전달하려고 했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하면서 결국 성사되지 못하기도 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외부 지원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WFP로부터의 지원은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WFP의 '코로나19 국제대응: 2020년 9월' 보고서를 보면, WFP는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북한 주민 54만명에게 영양 지원을 했다.

WFP는 또 북한의 탁아소, 병원, 소아병동, 일부 기숙학원 등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으며 식품공장을 지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재난위험을 줄이는 분야에서 WFP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위협이다.

WFP는 인도주의 위험을 줄이고 농작물 피해를 해결해 식량안보를 지키고자 기후충격에 의한 북한 공동체의 취약성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제방 보수, 강바닥 준설, 나무 심기, 토양 비옥도 유지, 환경보호 등이 점점 더 악화하는 기후변화에 북한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에 포함된다.

WFP는 세계 각지에 재난이 닥쳤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는 단체 가운데 하나다.

그만큼 최근 수년간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를 겪은 북한도 WFP의 위기 대응 지원을 받은 바 있다.

WFP는 2014년, 2015년 북한에 큰 가뭄이 생겼을 때 130만명에게 구호에 동참했고, 2015년 8월, 2016년 8월 심각한 홍수가 났을 때도 지원했다.

갖은 시련을 겪은 북한은 여전히 WFP의 지원이 가장 절실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WFP는 올해 국가별 보고서에서 "북한은 식량과 영양을 확보하는 데에서 계속 광범위한 난제와 직면하고 있다"며 "이는 그 나라에서 장기화하는 인도주의 위기를 가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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