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동맹국들, 적절한 때 함께 아프간 떠날 것"(종합)
탈레반 "트럼프 철군 언급 환영"…아프간 정부측, 부정적 결과 우려
(브뤼셀·뉴델리=연합뉴스) 김정은 김영현 특파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나토 회원국은 언제 아프가니스탄을 떠날지에 대해 협의하고 함께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조란 자에브 북마케도니아 총리와 회동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기로 함께 결정했고, 우리는 향후 조정에 대해서도 함께 결정할 것"이라면서 "시기가 적절할 때, 우리는 함께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을 올해 크리스마스 때까지 완전 철군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나왔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은 약 5천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은 지난 2월 말 카타르 도하에서 18년여에 걸친 무력 충돌을 종식하는 역사적 평화 합의를 타결했다.
이 합의에서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는 활동 무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미국은 그 대가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나토의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이같은 철군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탈레반은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그같은 언급을 환영하며 미국과 평화합의를 실행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압둘라 압둘라 아프가니스탄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의장은 "미군 철수 발표를 소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 하지만 너무 이른 철군은 아프가니스탄에 부정적 결과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압둘라 의장은 현재 탈레반과 협상과 관련해 정부 측 대표단을 총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궁은 별다른 발표 없이 침묵을 지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이 밝힌 일정과 차이가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난 7일 내년 초까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을 2천500명으로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 합의 이후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측은 지난 달 12일부터 평화 협상에 나섰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나토는 2001년부터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현지 병력 훈련 등을 담당하는 비전투 임무를 맡고 있다.
kje@yna.co.kr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