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죄' 레드불 3세 적색수배 맞아?…태국경찰 "인터폴 문제"

입력 2020-10-08 10:48
'유전무죄' 레드불 3세 적색수배 맞아?…태국경찰 "인터폴 문제"

일각 의혹에 '인터폴 문서' 제시…2년 전엔 적색수배 목록서 돌연 사라진 적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국제형사기구(인터폴)가 '태국판 유전무죄' 당사자인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에 대해 적색 수배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주일이 지났어도 인터폴 웹사이트에는 관련 내용이 검색되지 않아 일각에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온라인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인터폴에서 받았다는 오라윳 유위티야(35)에 대한 적색수배 문서를 제시했다.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인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외제 차로 과속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뒤 해외 도피 중이다.

기자회견은 인터폴 웹사이트 적색수배자 명단에 오라윳의 이름이 없다는 점에서 적색 수배령이 진짜 이뤄졌느냐는 의혹이 인 데 따른 것이었다.

실제 이날 오전 8시(태국 현지시간) 현재 해당 적색수배자 목록에는 오라윳이 없다.

짜루왓 와이사야 경찰청 차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터폴은 이미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면서 "우리는 오라윳의 행방을 찾고 그를 데려올 수 있도록 각국의 태국 대사들과 경찰 영사 그리고 전 세계 경찰 네트워크와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그는 "적색 수배령은 인터폴 시스템 때문에 지금은 공개적으로 안 보일 수 있지만, 우리는 이미 관련 문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짜루왓 차장이 인터폴로부터 받았다고 제시한 '적색수배 문서'에는 오라윳이 태국 여권만을 소지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적색 수배령 발효에 대한 의구심은 이미 수년 전 오라윳의 인터폴 적색수배와 관련한 잡음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검찰의 출석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해외에 도피 중이던 오라윳은 사고가 난 뒤 5년가량이 지난 2017년 8월에서야 인터폴 적색수배자 목록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관련 서류 번역을 빌미로 몇 달 간 시간을 끌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이듬해 3월에는 아무 설명도 없이 오라윳이 웹사이트 내 적색수배 목록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일까지 일어났다.

당시 인터폴과 태국 경찰 모두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을 하면서 배후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한편 태국 국립반부패위원회(NACC)는 오라윳의 뺑소니 사망사고와 관련해 경찰의 부실 수사에 대해 재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ACC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 지시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가 제출한 조사보고서 등을 참고해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부실 수사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진상조사위는 지난달 1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레드불 손자 뺑소니 사망사고에 대한 불기소 배후에는 정부 관계자들과 검찰, 경찰, 변호사 등의 조직적인 비호 및 음모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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