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앤트그룹 등 중국 전자결제플랫폼 제재 검토"
블룸버그 보도…"개인·금융정보 유출" 안보 우려
제재 임박하진 않은 듯…세계최대 IPO에 찬물 끼얹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들어 앤트그룹, 텐센트 등의 중국 전자결제 플랫폼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 고위관리들 사이에서 중국 전자결제 플랫폼에 대한 제재 여부와 방식을 둘러싼 논의가 최근 몇 주 동안 급물살을 탔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이 지난달 30일 백악관 상황실에 집결해 이 사안을 논의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앤트그룹,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의 핀테크 기업이 전 세계 전자 결제를 지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간판 업체들이 그런 경지에 오른다면 중국 공산당이 수억명의 개인, 금융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게 근심의 골자다.
그러나 통신은 제재의 확정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상황을 진단했다.
미국 관리들은 법률적으로 타당한 접근법을 찾는 과정에서 차질을 겪고 있으며 제재 시점을 두고도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다.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 전에 집행돼 선거용 소재가 될 수 없는 데다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상황 설명도 뒤따랐다.
블룸버그는 앤트그룹이나 텐센트에 대한 제재 검토안이 최종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된 정황은 없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로 고위관리들 사이에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앤트그룹이 미국 정부의 제재 표적이 되면 임박한 기업공개(IPO)가 작지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이 지분 50.5%를 보유한 앤트그룹은 전세계에서 9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앤트그룹은 무려 2천500억 달러(약 289조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 평가액을 앞세워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앤트그룹이 350억 달러(약 40조5천억원)를 조달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290억 달러)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제재가 추진된다면 일단 미국 투자자들이 앤트그룹 주식 구입이 허용될지 의문이다.
실버 레이크 매니지먼트, 워버그 핀커스, 칼라일 그룹 등 미국 투자업체들은 이미 2018년 앤트그룹에 최소 5억 달러를 투자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싱가포르투자청(GIC)과 같은 미국 외부의 투자자들도 IPO 참여를 보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앤트그룹의 IPO를 주관할 금융기업인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모건 스탠리 등 미국 투자은행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있을 수 있다.
이번 제재가 집행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악화일로를 걷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한층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 위협을 들어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소셜미디어 틱톡을 겨냥한 제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장비의 국내 사용을 금지하고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한 외국 정부에도 사용거부에 동참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에는 틱톡의 미국 사업부를 미국 기업에 매각하라는 행정명령들이 내려진 상태다.
앤트그룹과 텐센트도 세계 경제 2위국인 중국이 기술굴기의 산물로 내세우고 있는 국가대표 챔피언 기업들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화웨이와 틱톡도 중국 공산당과의 유착관계 때문에 미국의 기밀이나 미국인 개인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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