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이륜차 구매보조금 절반 이상이 중국산에 지원"

입력 2020-10-07 15:12
수정 2020-10-07 17:40
"전기이륜차 구매보조금 절반 이상이 중국산에 지원"

김성환 의원 "왜곡된 정책으로 중국 수입업자만 배 불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지난해 전기이륜차 구매보조금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산에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7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왜곡된 전기이륜차 정책이 중국산 전기이륜차 수입업자 배만 불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산업부와 환경부 자료를 교차 분석한 결과 "중국 수입 완제품이거나 중국산을 수입해 외형만 바꿔치기한 일명 '판 갈이' 중국산 제품에 지급된 보조금이 2019년 한해만도 전체 보조금 275억원 중 52%인 143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2018년에도 25억5천만원이 중국산에 지급됐다.

중국 수입가보다 높은 보조금 지급으로 '공짜 전기이륜차'까지 등장했다.

김 의원은 "중국 현지에서 177만원에 판매되는 한 중국산 모델에 지급되는 국내 보조금이 지난해 기준으로 230만원"이라며 올해 보조금 대상 제품으로 출시된 한 제품이 무료보급을 하고 있다는 광고를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보조금 지급과정의 허점을 노리고 실물거래 없이 서류조작으로 보조금을 불법수령해 판매업자와 업체가 보조금을 나눠 갖거나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보조금을 수령한 뒤 전기이륜차를 인터넷에 되팔아 다시 수익을 챙기는 범죄행위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륜차는 자동차와 달리 차대번호 관리가 허술하고, 보조금은 실물 확인 없이 서류만으로 수령이 가능하다. 정기검사 의무와 폐차 시 신고 기간 제한도 없어 생산-판매-운행-폐기에 걸쳐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보조금은 전기이륜차 제조업체 성장과 맞물려 확대해야 하는데 산업 대책은 아예 없고 보조금만 지급하다 보니 시장은 외국에 뺏기고, 보조금을 타 먹기 위한 각종 불법행위가 난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등록된 이륜차는 총 224만대로 8조원이 넘는 거대시장인데도, 산업부에는 담당팀 하나 없을 정도로 외면받고 있다"면서 "산업정책과 보조금 정책을 융합·설계해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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