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쇼핑검색 알고리즘 조작한 네이버 공정성 믿을 수 있겠나

입력 2020-10-06 17:26
[연합시론] 쇼핑검색 알고리즘 조작한 네이버 공정성 믿을 수 있겠나

(서울=연합뉴스) 네이버가 검색 결과 자사 상품은 맨 위로 올리고 경쟁사 상품은 아래로 내리려는 목적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바꿨다가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2015년 최소 6차례나 쇼핑 검색 결과 노출이 자사에 유리하도록 바꾼 네이버에 시정명령과 함께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6일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2년 오픈마켓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경쟁 오픈마켓 상품의 가중치를 1 미만으로 부여해 노출 순위를 끌어내렸고 자사 제휴 쇼핑몰은 검색 결과에서 일정 비율 이상 노출되도록 하거나 자사 입점 상품이 유리하게 알고리즘을 조작했다. 또 네이버페이 출시(2015년 6월)를 앞두고는 담당 임원의 요청에 따라 네이버페이와 연동되는 자사 오픈마켓 상품 노출 제한 개수를 늘려주기도 했다. 그 결과 오픈마켓 시장에서 2015년까지 5%를 밑돌던 네이버 시장점유율은 2018년 21.1%로 급상승했다. 반대로 옥션, 인터파크, G마켓 등 경쟁업체의 점유율은 모두 크게 떨어졌다. 2017년 8월에는 네이버TV 등 자사 동영상 노출이 유리하게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바꿔 티빙·판도라TV 등 경쟁사 동영상은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아도 소비자 선택에서 뒤로 밀리게 했다. 네이버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노출이 유리하게 알고리즘을 바꾸고도 그 사실을 경쟁사에는 알리지 않고, 자사는 테스트까지 거치며 키워드를 보완했다고 한다.

공정위 발표 결과가 사실이라면 국내 검색시장에서 독점적 지배력을 가진 네이버가 스스로 공정성을 훼손하고 소비자를 속인 것이나 다름없어 심각한 신뢰성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사거나 동영상을 보려고 네이버를 검색할 때 검색 결과가 공정할 것이라는 생각한다. 그런데 네이버가 막강한 검색 서비스 시장 점유율(70%)을 악용해 검색 결과가 자사에 유리하도록 자의적으로 알고리즘을 바꿨다면 단순히 경쟁사 점유율을 떨어뜨리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수요자가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도록 방해하는 행위다. 공정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검색 결과에서 '장사 냄새'가 풀풀 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다. 지금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아무리 막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최선의 검색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그 지위가 영원하리라는 보장은 아무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네이버는 깨달아야 한다. 네이버가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바꾸면서 자사 관련 부서에 데모 버전을 주고 테스트시키며 검색 결과를 시뮬레이션까지 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말문이 막힌다.

네이버는 공정위가 충분한 고민 없이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결정을 내려서 유감이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쇼핑·동영상 검색 알고리즘 개편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검색 욕구에 맞춰 최적의 검색 결과를 보여주려는 노력의 결과였다고 항변했다. 2010∼2012년 50여차례에 걸쳐 알고리즘을 개선했는데 공정위가 그중 5개만 임의로 골랐다고도 했다. 공정위의 결정이 맞는지, 네이버의 주장이 맞는지는 최종적으로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다만, 임의로 고른 알고리즘 개편 뒤의 검색 결과로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반대로 경쟁사 점유율은 뚝 떨어졌다면 누구든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시장지배적 지위의 악용은 공정한 경쟁을 통한 소비자 이익 극대화를 해치고 최종적 피해도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노력의 결과를 왜곡시킨다. 우리는 모두 공정이 화두가 된 세상에서 불공정 경쟁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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