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열대우림 40% 풀만 자라는 초원으로 바뀔 위기

입력 2020-10-06 16:37
아마존 열대우림 40% 풀만 자라는 초원으로 바뀔 위기

지구온난화로 강우량 줄며 숲 감소하는 악순환 진입 직전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의 허파'라는 아마존의 열대 우림 중 40%가 나무 없이 풀만 자라는 아프리카 초원처럼 바뀔 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열대우림은 강우량 변화에 매우 민감한데 온실가스 배출로 강우 감소량이 한계치를 넘어서면서 숲이 점차 줄어들어 초원이 되고 강우량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기 직전이라는 것이다.

스웨덴 환경과학 연구소 '스톡홀름 회복 센터'(SRC)의 아리엘 스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신 대기 자료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이런 분석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아마존의 약 40%에서 강우량이 다우림과 초원의 갈림길에 있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아마존 지역의 강우량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더 걱정스러운 결과로 지적됐다.

SRC와 외신 등에 따르면 스탈 박사팀은 열대우림의 회복력을 파악하기 위해 열대지역의 숲이 모두 사라졌을 때와 완전히 숲으로 덮였을 때의 극단적인 상황을 상정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아프리카와 미주, 아시아, 호주 등에 걸쳐있는 열대지역에서 숲이 모두 사라지면 오랜 시간을 두고 숲이 다시 형성되면서 강우량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나뭇잎의 증산작용으로 나온 수증기가 비가 되어 그 지역에 내리고 이는 산불을 줄이고 숲을 더 늘려주는 선순환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열대지역이 숲으로 완전히 덮였을 때는 다우림을 지탱할 수 있는 충분한 비가 내리지 못해 숲이 줄어들고 이는 수증기 감소와 이에 따른 강우량 저하로 이어져 숲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맞춰 금세기말까지 온실가스가 계속 증가하는 것을 상정한 시뮬레이션에서 아마존의 더 많은 지역이 자연 회복력을 상실하고 불안정해져 건조한 초원 생태계로 바뀌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가장 왕성한 회복력을 보였던 곳에서도 우림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마존 다음으로 큰 열대우림을 가진 콩고 분지도 숲이 초원으로 바뀔 위기에 처해 있으며, 한번 초원으로 바뀌면 다시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논문 공동 저자인 SRC의 잉고 페처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모든 대륙의 다우림이 지구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며 적응력을 급속히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면서 "다우림이 일단 사라지면 원래 상태로 회복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리고, 그 안에 있던 다양한 생물 종을 영원히 잃게 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 변화가 열대우림에 미치는 영향만을 들여다본 것으로 벌목이나 경작지 확대 등에 따른 숲 파괴로 인한 추가적인 스트레스까지 반영하면 상황은 더 심각할 것으로 지적됐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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