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지구 아닌 지구보다 더 나은 환경 갖춘 외계행성 찾아야

입력 2020-10-06 11:44
제2지구 아닌 지구보다 더 나은 환경 갖춘 외계행성 찾아야

"지구 최상 아냐"…'생명체 거주 최적 행성' 기준·후보 행성 제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는 우주에서 생명체 거주가 확인된 유일한 행성이지만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지구가 지금보다 조금 더 크고 온도와 습도도 약간 더 높았다면, 그리고 태양보다 수명이 더 긴 별을 더 서서히 돈다면 생명체가 출현하고 진화하는데 더 적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곳은 우주 안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발견된 약 4천500개의 외계행성 중에서 그나마 잠재력을 갖춘 곳 24개를 추려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학교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우주생물학자 더크 슐츠-마쿠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생명체 거주 환경이 지구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갖춘 이른바 '생명체 거주 최적 행성'(superhabitable planet)의 기준과 후보 행성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우주생물학'(Astrobi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행성들은 모두 100광년 이상 떨어진 곳에 있어 현재의 우주 비행 기술로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에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차세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나 유럽우주국(ESA)의 지구 크기 외계행성 탐사위성 플라토(PLATO)가 가동되면 우선적 관측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됐다.

워싱턴주립대와 함께 베를린공대 교수이기도 한 슐츠-마쿠치 박사는 "(차세대 망원경을 가동할 때)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조건을 갖춘 행성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지구보다 생명체 거주에 더 적합한 행성이 존재할 수 있는 만큼 제2의 지구를 찾는데만 매달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외계행성 중에서 우선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생명체 서식 가능 영역 내에 있는 암석형 행성들을 골라 냈다.



항성은 태양과 같은 G형 별 중에서 온도가 더 낮거나 K형 왜성으로 범위를 좁혔다.

K형 왜성은 태양보다 질량이 작고 표면 온도와 광도도 낮지만 수명이 200억~700억년에 달하는 장점을 갖고있다. 항성의 수명이 길다는 것은 행성에서 생명체가 진화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구에서는 약 40억년 만에 다세포 생물이 등장했지만 한 행성에서 생명체가 출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시기는 50억~80억년 사이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행성이 너무 오래돼 내부의 지열이 고갈되거나 지자기장이 약화돼 행성 보호능력이 떨어지면 곤란하겠지만 생명체 진화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명이 100억년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짧은 G형 별에서 표면 온도가 낮은 별로 선별 범위를 국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행성의 크기가 지구보다 약 10% 더 크고, 질량은 약 1.5배일 때 행성 내부의 열을 더 오래 유지하고, 더 강한 중력으로 대기를 잡아둘 수 있어 생명체 서식에 최적의 조건이 될 것으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생명체 존재의 핵심인 물이 습도나 구름 형태로 지금보다 약간 더 많이 있고 표면 평균 온도도 약 5도가량 더 높다면 생명체 존재에 더 적합할 것이라면서 춥고 건조한 곳보다 열대우림의 생물 다양성이 더 풍부한 점을 예로 들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24개 외계행성 중 생명체 거주 최적 행성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곳은 없지만 한 곳은 네 가지 조건을 갖춰 지구보다 훨씬 더 좋은 환경을 갖고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생명체 서식이 가능하다는 것이 생명체 존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지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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