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태국 반정부활동가 누나 "정부 못믿어…혼자 찾아나설 것"

입력 2020-10-06 11:16
피랍 태국 반정부활동가 누나 "정부 못믿어…혼자 찾아나설 것"

앰네스티 "캄보디아, 수사팀 즉각 구성해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납치된 지 4개월째를 맞은 태국 반정부 활동가의 누나가 더는 정부에 기대를 걸 수 없다면서 직접 캄보디아로 가서 동생을 찾겠다고 밝혔다.

앞서 태국 당국의 검거를 피해 캄보디아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완찰레암 삿삭싯(37)은 6월 4일 캄보디아에서 납치된 뒤 행방이 묘연하다.

당시 완찰레암은 아파트 앞 인도를 걸어가다가 무장 괴한들에 의해 검은색 차량에 태워진 채 사라졌다.

완찰레암의 누나인 시타눈은 5일 온라인 매체 카오솟과 통화에서 "그들은 모든 흔적을 지우고 있다"면서 "납치를 지시한 이는 보통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시타눈은 캄보디아와 태국 정부 모두 동생의 행방에 대해 만족스러운 답을 주지 않은 만큼, 더는 정부에 의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접 캄보디아로 가 동생의 생사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봉쇄 때문에 동생이 어디엔가 아직 살아있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가능성이 조금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로 캄보디아 방문은 쉽지 않다고 매체는 전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 태국 지부는 이와 관련, 시타눈이 캄보디아를 방문해 현지 검찰에 납치 관련 증거를 제출할 수 있도록 태국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온라인 매체 네이션이 전했다.

삐야눗 꼿산 지부장은 또 "납치 사건 이후 4개월이 지났지만 수사에 진전이 없다"며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와 피해자 및 그의 가족들을 위해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수사팀을 구성할 것을 캄보디아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완찰레암은 지난 2014년 쁘라윳 짠오차 현 태국 총리가 일으킨 쿠데타 이후 해외로 도피한 뒤 행방불명 된 최소 9명의 반정부 활동가 중 한 명이다.

이 중 두 명은 총선을 앞둔 2018년 12월 메콩강 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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