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찍자 음모론자들이 움직였다…미 민주 의원에 살해위협
'민주당이 성범죄자 옹호' 공화당 정치광고에 큐어넌 집단행동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의 극우 음모론 집단에서 출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 그룹으로 전면에 나선 '큐어넌'(QAnon)이 야당 의원에게 살해 경고까지 보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 톰 맬리노스키 하원의원(뉴저지)이 큐어넌 지지자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포함한 협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맬리노스키 의원이 큐어넌의 표적이 된 것은 공화당의 하원 선거본부 격인 공화당의회위원회(NRCC)가 내보낸 정치광고 때문이다.
이 광고에는 맬리노스키 의원이 성범죄자들을 옹호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맬리노스키 의원이 정치권에 투신하기 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로비스트로 일했던 시절, 출소한 성범죄자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형사법 개정에 대한 반대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 정치광고가 나가자 큐어넌 지지자들 사이에서 맬리노스키 의원에 대한 증오감이 일시에 확산했다.
민주당 정치인들이 인신매매한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피를 마시는 악마숭배 의식까지 치른다는 음모론을 믿는 큐어넌 지지자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맬리노스키 의원은 자신은 성범죄자 관리 강화를 반대하는 형사법 개정 반대 로비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정치광고 자체가 사실을 왜곡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항변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에는 큐어넌 지지자들의 협박 메시지가 쏟아졌다. 이 중에는 살해 위협도 있었다.
맬리노스키 의원은 사실과 다른 내용의 정치광고를 내보낸 NRCC에도 항의했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NRCC 의장인 톰 엠머 공화당 하원의원은 맬리노스키 의원의 항의에 대해 큐어넌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정치광고 내용도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고 발뺌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악마를 숭배하는 권력자 집단으로부터 미국을 지킬 구원자라는 믿음을 가진 큐어넌은 최근 공화당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