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익빈 부익부…'K자형 회복' 양극화 길 걷는 미국 경제

입력 2020-10-06 05:36
빈익빈 부익부…'K자형 회복' 양극화 길 걷는 미국 경제

화이트칼라, 팬데믹 이전 수준…저소득층은 여전히 타격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경제가 양극화 심화를 의미하는 'K자형 회복'의 길을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한국시간) 미국 내에서도 교육 수준과 인종에 따라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는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인 에버코어ISI의 조사에 따르면 8월 현재 시간당 임금이 16달러(약 1만8천원) 이하인 노동자의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월에 비해 26.9%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후인 지난 4월 46.6%까지 격감한 뒤 일자리가 늘고 있지만 아직 극심한 실업 상태가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시간당 임금이 28달러(한화 약 3만2천원) 이상인 화이트칼라 직장인의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오히려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트칼라 직장인의 수는 코로나19의 충격이 가장 극심했던 지난 4월에도 12.6%밖에 줄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WSJ은 교육 수준에 따라서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에 차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 노동부가 2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9월 현재 고교 중퇴 이하 취업자는 2월에 비해 18.3% 줄었다.

같은 기간 고졸 학력 취업자도 11.7% 감소했다.

그러나 대졸 이상 취업자의 수는 2월보다 0.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거의 극복했다는 이야기다.

또한 WSJ은 고소득층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자산에는 별다른 부정적 영향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주식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초반의 급락을 모두 회복했고,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활발한 분위기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8월 평균 주택가격은 전년도와 비교해 11.4%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초저금리 기조도 대출로 집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다만 백인 가구의 76%가 집을 소유하고 있는데 비해, 집을 소유한 흑인 가구는 47%에 그쳤다. 인종에 따라 초저금리의 혜택을 받는 비율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29일 첫 대선 TV 토론회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억만장자들은 코로나19 기간 돈을 잘 벌었다"며 K자형 경제회복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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