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입원' 트럼프 선거전 타격…선대본부장도 확진(종합)

입력 2020-10-03 14:54
'코로나 입원' 트럼프 선거전 타격…선대본부장도 확진(종합)

트럼프, 기존 일정 연기·온라인 전환…바이든에는 호재

음성판정 바이든, 방역지침 강조하며 일침…'승기 굳히기' 기대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신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이 한 달가량 남은 대통령 선거전의 양상을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부터 입원 치료에 들어감에 따라 오프라인 선거운동을 전면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대전환하는 등 득표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표면상 트럼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했지만 코로나19 대응 실패론을 부각하며 승기를 굳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듯 견제구도 던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캠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모든 유세 일정을 일시적으로 연기하거나 온라인 행사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프는 양성 판정을 받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등 대통령 가족과 관련되는 선거운동 행사도 일시 연기될 것이라며 다른 행사의 연기 여부 역시 사례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계획한 지지자들과의 행사와 플로리다주 유세를 취소했다.

트럼프와 첫 TV토론에 동행했던 대선 캠프의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는 경미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다며, 회복할 때까지 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확진 판정 속에서도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대선전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부심하는 모습이다.

앞서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했다면서 경제 문제와 관련한 논의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역시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상원 인준 문제 등 업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은 평소 코로나19 위험성을 경시하고 방역지침을 무시하는 등 코로나19 대응 실패론을 다시 부각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재 경미한 증상이라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74세의 고령에 비만 등 고위험군이어서 앞으로도 선거운동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건강을 유지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는 이날 다른 일정을 취소하면서도 노년층 코로나19 지원과 관련한 전화통화는 직접 할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를 소화하도록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 판정 직후 백악관에서 격리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시작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벼운 증상이 있으며 종일 일을 했다"면서 "예방적 조처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며칠간 월터 리드 (병원)에서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번 양성판정은 전염병 대유행에서 최악의 국면이 지났다고 필사적으로 확신시키려는 대통령에게 엄청난 타격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과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라며 빠른 회복을 기원했지만, 방역지침 준수를 강조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는 트윗을 통해 "이번 일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손씻기를 상기시키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도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이 일이 나라에 '마스크를 써야 한다,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추적·치료를 위한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는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며 "나라에 교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사흘 전인 지난달 29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지근거리에서 첫 TV토론을 벌여 감염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날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한숨을 돌렸다.

또 결과가 음성으로 나옴에 따라 당초 예정한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의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기로 했다.

바이든 후보는 첫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릴 것이라는 일부 예상과 달리 오히려 토론의 승자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고 '승기 굳히기'에 힘을 받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은 코로나19를 고리로 공세를 강화할 명분을 얻는 것이자, 오프라인 행사를 중단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경합주 방문 등을 통해 격차 벌리기를 시도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바이든 지지자이자 민주당 전략가인 앤트후안 시라이트는 "지금부터 선거까지 코로나19 및 이에 대한 대통령의 대응과 영향, 헬스케어에 다시 주의가 집중될 것"이라며 "이는 바이든 후보가 늘 옳았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펜스 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이날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두 사람의 오는 7일 TV토론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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