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언론, '트럼프 확진'에 미 대선·세계 경제 영향 촉각

입력 2020-10-02 18:26
유럽 언론, '트럼프 확진'에 미 대선·세계 경제 영향 촉각

BBC "선거 유세 당분간 중단…키 190cm에 110.7kg으로 비만"

가디언 "레이건 총격 이후 미국 대통령 생명에 가장 큰 위협"

더타임스 "불확실성 확대"…벨기에 일간 "청천벽력 같은 사건"



(유럽종합=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리자 유럽 주요국 언론은 이를 톱기사로 신속히 보도했다.

유럽 언론들은 특히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미칠 영향과 함께 증시 등 경제적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영국 B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마스크 착용을 무시했고, 공식업무를 보면서 보좌관이나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미국인들은 코로나19에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노인과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거의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자신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올해 초 신체검사에 따르면 키가 190cm인 트럼프 대통령의 몸무게는 110.7kg으로 비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통상 비만인 사람은 코로나19에 걸리면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확진자에 열흘 동안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는 당분간 중단되며, 2주 앞으로 다가온 두 번째 TV 토론 개최 여부도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이 32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 얼마만큼의 변화를 가져올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총격을 받은 이후 미국 대통령의 생명과 관련한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심각해지면 미국 수정헌법 25조에 따라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며, 부통령 역시 이것이 불가능하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권한 대행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디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을 피해왔고, 역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지지자들이 대거 모인 선거 유세를 진행해왔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심각성을 미국 정치권의 중심으로 끌고 왔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TV 토론 당시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악수를 하지는 않았다.

더타임스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거나 온라인으로 선거 유세를 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로 가득 찬 선거 유세를 자랑해왔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특히 대선을 불과 5주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세계 증시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1% 하락했다고 전했다.

영국 외 다른 유럽 주요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은 언론 홈페이지 첫 화면을 장식했다.



벨기에 일간지 '르 수아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이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벌어진 청천벽력 같은 사건으로, 선거 운동이 계속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인용해 미국 대통령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신속하게 전했다.

통신은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공중보건 전문가의 조언과는 반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대규모 정치 집회를 주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긴급 보도했다.

통신은 앞서 호프 힉스 보좌관을 비롯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인 케이티 밀러,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 참모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전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주요 언론도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하면서 대선 캠페인이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IOL 등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매체들은 외신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긴급하게 알렸다.

(요하네스버그 김성진, 런던 박대한, 브뤼셀 김정은, 이스탄불 김승욱, 로마 전성훈 특파원)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