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베를린서 회복하는대로 귀국해 활동할 것"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극물 중독 증세로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완전히 회복하는 대로 러시아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발니는 1일(현지시간) 주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돌아가지 않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예전처럼 러시아에서의 정치활동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에게 내가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는 선물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발니가 지난 7일 의식을 찾은 뒤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8월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시베리아 도시 옴스크의 병원으로 응급 후송된 나발니는 이틀 후 베를린의 샤리테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지난달 23일 퇴원했다.
나발니의 입원 중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문병을 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의 여러 지역을 계속 다니면서 호텔에 머물고 물을 마실 것"이라며 "푸틴의 눈에 보이지 않는 살인자에 대항하기 위해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나발니 측은 여객기에 탑승하기 전 투숙한 객실 물병에 묻은 신경작용제에 중독됐다고 주장하며 푸틴 대통령 측을 배후로 지목해왔다.
이와 관련해 독일 정부는 지난달 2일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나발니는 메르켈 총리의 방문에 대해 "그가 내 사건에 대해, 러시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 감명받았다"면서 "메르켈 총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독일 정상의 자리에 앉아온 이유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5층까지 걸어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능력이 돌아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